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인도 국빈 방문 중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이후인 만큼, 규모와 내용 면에서 과거 현대자동차나 SK, LG 등을 뛰어넘는 규모의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획재정부에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을 사전에 일정 수준 공유하고 발표를 위한 세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방문 계획을 미리 얘기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미 지난주에 삼성전자로부터 투자·고용창출 계획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8월 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부회장과의 회동을 시사한 적이 있다. 김 부총리가 성과 없이 삼성 방문 계획을 사전에 외부에 알렸을 리는 없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김 부총리는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올해 1월 현대차그룹에 이어 3월 SK그룹, 6월 신세계그룹을 잇달아 방문했고, 이들 그룹은 모두 그 자리에서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현대차는 5년간 신사업 분야에 23조원 투자와 4만5000명 채용 계획을, SK도 3년 간 약 80조원의 투자와 2만8000개 일자리 창출 계획을 각각 내놓았다. LG 역시 작년 말 김 부총리를 만나 올해 19조원 투자와 1만명 이상의 채용 목표를, 신세계는 3년간 연평균 3조원, 연간 1만명 이상 일자리 창출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그룹 총수들의 이 같은 약속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도 이천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하고 공장 건설에 3조5000억원을 포함해 총 1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놓을 대책은 이보다 더 크고 다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작년 기준 연간 시설투자 규모가 43조4170억원에 이르렀던 만큼, 기존 평택 반도체 공장 2층 건설비용 약 30억원을 포함해 신규 투자까지 더한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이와 함께 투자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과 채용 확대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올해 하반기 정기 공채 규모를 늘리는 한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새로운 영역의 일자리 창출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다양한 분야의 사회공헌활동을 발굴하는 동시에 총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기금으로 운영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국민신뢰 회복과 연구·개발(R&D) 선도 차원에서 추진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제3자인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한 것 역시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이 부회장의 대승적인 결단 때문에 확정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관련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규모 펀드 조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지난해 8228억원 규모였던 협력사를 위한 상생펀드 지원금액도 올해 좀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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