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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칼럼] 자영업자가 `자기고용노동자` 라니

이규화 논설위원실장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8-07-29 18:00
[2018년 07월 30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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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칼럼] 자영업자가 `자기고용노동자` 라니
이규화 논설위원실장
문재인 대통령의 근거 없는 전 정부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 경제상황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린 것은 특히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일부 선동 언론이 또 그대로 퍼나르면 심지 없는 국민은 그대로 믿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절벽이 일어나고 있고 경제적 불평등이 확대된 것은 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교정하는 중이고,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탈원전 선언에서 알 수 있었던 팩트의 무시 또는 무지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 알고도 이런 말을 한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결코 신자유주의정책이 아니었다.

신자유주의란 국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자유와 규제 완화, 재산권 보장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지향은 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특히 광우병 광풍이 쓸고 간 다음에는 귀족 노조와 좌파 시민단체들에 주눅이 들어 운신이 쪼그라들었다. 소위 동반성장이란 명목으로 중소기업 납품계약까지 간섭하며 시장에 개입했다.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며 대기업 점포 진출을 막았다. 박근혜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박 정부는 출발부터 아예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이명박 정부의 상생 경제, 골목상권 보호,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을 이어갔다. 기초노령연금을 신설하는 등 복지정책과 공공서비스를 강화했다. 후반 들어 규제 완화에 나서고 성장정책으로 돌아섰지만 이를 두고 신자유주의라 하기엔 곤란하다.

신자유주의라면 70년대 말 80년대 초 영국 대처수상이 추진한 과감한 민영화, 규제개혁, 복지 축소, 강성 기득권노조 무력화 정책쯤은 돼야 한다. 대처의 과감한 개혁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한 바탕에서 이후 노동당 정부는 복지를 다시 확대할 수 있었다. 이·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대처정부의 신자유주의에 비하면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는 얘기다.

전 정부 9년 동안 경제적 불평등이 악화했고 고용 없는 성장이 됐다는 말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 많은 이들의 오해와 달리, 현재도 우리나라 불평등 정도(지니계수)는 양호하다. 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지니계수는 중상위(0.29)로서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나라 가운데 바로 위 순위의 독일과 프랑스 다음으로 좋다. 이·박 정부 내내 이 순위는 더 상위에 있었다. 분배의 형평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악화했는데, 이명박 정부 2년 차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박근혜 정부 내내 이 이전 두 정부보다 좋았다.오히려 최근 들어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악화하고 있다. 이·박 정부는 신규 고용이 30만 명 선은 유지됐으나 지금은 10만 명대로 추락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박 정부가 성장동력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역시 틀린 말이다. 지금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건 반도체다. 삼성이 평택에 반도체 라인 증설을 추진할 때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어느 정부에서 승인했나. 박근혜 정부다. 그때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이 무산됐다면 지금 한국경제는 어찌 되었겠나. 문 정부는 성장동력을 말할 자격이 없다. 현재 세계 경제 성장률은 3.9%로 고성장을 구가 중인데 우리는 2.9% 성장도 어려울 지경이다.

문 정부는 저성장 경고등이 켜졌는데, 선심성 예산은 대폭 늘리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규제혁파, 세금인하, 소비진작, 투자유인책 등을 써야 하는데, 퍼주기 정책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원인을 바꿀 생각은 않고 결과를 치유하려고만 든다. 이 역시 그나마 세금이 잘 걷혀 가능하다. 세금이 잘 걷혀 다행이라고 했는데, 세금 잘 걷히는 것이야말로 박 정부 덕이다. 박 정부에서 담뱃세 올리고 대기업 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등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도록 해놓은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문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하층 자영업자를) 자기 노동으로 자영업을 하는, 자기고용노동자라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기고용노동자'란 소득주도성장에 이은 새로운 신조어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부담에 "나를 잡아가라" 외치니 '당신들도 노동자 아니냐'는 식으로 달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노동자는 노동을 파는 사람이다. 자영업자는 자기 자본을 가진 자본가다. 현실을 보고 싶은 대로 봐선 안 된다. 사실 대로 봐야 한다. 언어유희와 남 탓하는 습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이규화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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