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주가 끌어내린 반도체 고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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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주가 끌어내린 반도체 고점 논란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모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반도체 고점' 논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올 4분기 이후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단기 업황 둔화 우려가 제기되자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대내외 악재로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통 제조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유일한 수출 엔진인 반도체 경기 마저 경고등이 켜지면서 올 하반기 우리 수출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7.05% 하락한 8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2.00% 내린 4만6500원을 기록했다.

D램 산업이 고점에 진입해 반도체 업황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증권사 분석 리포트가 주가하락의 신호탄이 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D램 업황의 고점 형성 요인은 주로 공급 측면에서 발생했다"며 "주로 후발 주자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과욕' 또는 선두업체의 수요 전망에 대한 '과신'은 결국 예상 시장 성장 이상의 공급 증가 과정에서 판가 인하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D램 산업 공급초과율이 올해 상반기 97%에서 하반기 99%로 확대된 후 내년 상반기 101%로 점차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반도체 가격이 이미 고점을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낸드 가격의 추가 하락과 D램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정창원 노무라 금융투자 한국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D램의 평균판매가(ASP)는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로 매우 소폭 오를 것"이라며 "낸드는 오히려 5~18%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는데 이는 낸드를 적용하는 기기 간에 가격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압력을 높이고 있는 점도 반도체 가격 하락의 근거로 들었다. 모건스탠리도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낸드 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수퍼사이클 이후 가격 하락이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본격적인 치킨게임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그간 삼성전자가 추구해온 수익성 위주 전략은 하반기 중 변화될 전망"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는 공격적 전략까지는 아니겠지만, 이익 총계 확대의 영업 우선 전략으로 선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변수로 국내 증시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는 반도체주에 대한 잿빛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코스피 대장주들의 주가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들어 반도체 고점론이 제기 될때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함께 조정을 받아왔다.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후 거래가 재개됐던 5월4일부터 현재까지 11% 가까이 떨어졌다. SK하이닉스도 5월25일 52주 신고가(9만7700원)을 기록한 이후 16% 급락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4분기부터의 제품가격 하락에 반도체 주가가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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