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금 의혹 노회찬, 투신 사망

"청탁과 관련 없다" 유서 남겨
드루킹 수사 방향 급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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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자금 의혹 노회찬, 투신 사망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사망하기 하루 전인 지난 22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노 원내대표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원내대표의 외투와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발견했다.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노 원내대표는 그동안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 도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4600만원 상당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도 변호사는 20대 총선 전인 2016년 3월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노 원내대표와 경공모의 만남을 주선하고 정치자금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허익범 드루킹 특검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도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노 원내대표는 또 경공모로부터 강의료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그동안 드루킹 측으로부터 불법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노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방미 당시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어떠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특검이) 조사를 한다고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허익범 특검팀은 드루킹 측이 노 원내대표에게 정치자금을 불법기부한 혐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혐의입증을 자신했다. 수사망을 좁혀오는 특검팀에 심리적 압박을 받은 노 원내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노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라며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아주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정말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그런 심정"이라며 "같은 시대에 정치를 하면서 한국 사회를 더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을 해왔다. 한국 진보정치를 이끌면서 정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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