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자영업자 3.5만명
4800억 '탕감 카드' 내놔 논란
주52시간·최저임금 대책 악순환
"카드 수수료 인하는 포퓰리즘
시장 원칙에 위배하는 접근법"
4800억 '탕감 카드' 내놔 논란
주52시간·최저임금 대책 악순환
"카드 수수료 인하는 포퓰리즘
시장 원칙에 위배하는 접근법"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정책에 오히려 대표적인 서민층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장사하기 힘들다"며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화들짝 놀란 정부가 긴급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른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기응변식 처방 뿐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10년 이상 연체해 채무 상환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되는 영세 자영업자 3만5000명의 빚 4800억원 어치를 탕감해주기로 했다. 한계 자영업자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금융사로부터 매입해 소각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1000만원 이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장기 소액연체자 159만 명의 채무원금 6조2000억원을 탕감해주기로 한 데 이어 또 빚 탕감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또 정부는 채무 연체자들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원금을 최대 60%까지 감면해주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종합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의 원화 대출 규모는 549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에 비해 무려 60% 가량 늘었다. 549조원 가운데 한계 자영업자 빚 4800억원을 없앤다고 해도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 나머지 수많은 자영업자에게 "버티면 빚 탕감해준다"는 이른바 '모럴 해저드'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가계부채 문제를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 수수료 인하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터질듯한 불만을 달래기 위한 대증 요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언급될 때마다 제기되는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는 극히 포퓰리즘이고, 비시장적 접근법"이라며 "카드 수수료가 가맹점 입장에서는 분명 높을 수 있지만 소비자 혜택과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문제가 대두하면서 핵심적 해결책으로 카드수수료, 수수료 의무수납제 문제를 부각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기본적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수수료를 낮추고 의무수납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부담 완화책으로 내놓은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3조원 재원으로 월 210만원 미만 급여의 근로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자 1인당 매달 13만원을 보조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근로자들은 신청 요건 중 4대 보험 가입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 탓에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고용보험 가입률(2017년 기준)은 49.8%에 불과하다.
즉 일자리 안정자금 지급 대상이 되기도 쉽지 않은 데다 대상이 된다고 해도 고용보험을 추가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선심성 정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말 장기간 채무 고통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국민들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정부의 빚 탕감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치적 해결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룡·권대경·김민수기자 srkim@dt.co.kr
정부는 우선 10년 이상 연체해 채무 상환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되는 영세 자영업자 3만5000명의 빚 4800억원 어치를 탕감해주기로 했다. 한계 자영업자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금융사로부터 매입해 소각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1000만원 이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장기 소액연체자 159만 명의 채무원금 6조2000억원을 탕감해주기로 한 데 이어 또 빚 탕감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또 정부는 채무 연체자들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원금을 최대 60%까지 감면해주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종합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의 원화 대출 규모는 549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에 비해 무려 60% 가량 늘었다. 549조원 가운데 한계 자영업자 빚 4800억원을 없앤다고 해도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 나머지 수많은 자영업자에게 "버티면 빚 탕감해준다"는 이른바 '모럴 해저드'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가계부채 문제를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 수수료 인하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터질듯한 불만을 달래기 위한 대증 요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언급될 때마다 제기되는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는 극히 포퓰리즘이고, 비시장적 접근법"이라며 "카드 수수료가 가맹점 입장에서는 분명 높을 수 있지만 소비자 혜택과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문제가 대두하면서 핵심적 해결책으로 카드수수료, 수수료 의무수납제 문제를 부각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기본적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수수료를 낮추고 의무수납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부담 완화책으로 내놓은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3조원 재원으로 월 210만원 미만 급여의 근로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자 1인당 매달 13만원을 보조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근로자들은 신청 요건 중 4대 보험 가입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 탓에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고용보험 가입률(2017년 기준)은 49.8%에 불과하다.
즉 일자리 안정자금 지급 대상이 되기도 쉽지 않은 데다 대상이 된다고 해도 고용보험을 추가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선심성 정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말 장기간 채무 고통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국민들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정부의 빚 탕감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치적 해결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룡·권대경·김민수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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