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활용 전기차 충전소 구축
공유경제→상생경영 선순환 기대
공유경제→상생경영 선순환 기대
"기업 브랜드가치 키워라"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유 인프라' 실현을 위한 원천으로 주유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쟁사는 물론, 공공기관으로 협업 대상도 늘리며 공유에 대한 경계도 허물고 있다. 무엇보다 과당경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주유소 업계를 위한 '상생경영'도 기대된다.
SK에너지는 18일 서울 본사에서 우정사업본부와 주유소를 우체국과 전기차 충전소를 결합한 복합 네트워크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내 수도권 노후국사 우체국 재개발과 전국 혁신도시에 위치한 새 우체국사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복합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업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 자산 공유 인프라 구상'의 첫 번째 프로젝트 차원에서 전국 3570여개 주유소의 유휴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기존 우편 배달용으로 사용하던 이륜차를 초소형 전기차로 점차 교체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서 시험 운행 중인 초소형 전기차 10여 대를 연내 1000대로 늘린 이후 2020년까지 모두 1만대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주유소를 우체국 등과 결합한 복합 네트워크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체국과 주유소 기능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기 충전소 등 다양한 역할 수행이 가능한 미래형 복합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는 핵심 자산인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세상에 내놓겠다고 선언한 이후 경쟁사인 GS칼텍스와 주유소 거점 택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까지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확대하기 위한 공유 인프라 모델 구축 작업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SK에너지 측은 기대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공적인 영역에 있는 우정사업본부와 SK에너지가 공유인프라 모델에 공감하여 함께 손을 잡은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경제적 가치를 뛰어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양측의 협력 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의 '주유소 활용법'은 현재 7년째 폐업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주유소에도 활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95년 주유소 간 거리 제한 규제가 폐지된 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주유소와 2011년 출범한 알뜰주유소로 인해 경쟁이 심화한 데 따라 국내 주유소는 지속 감소추세다. 매년 200~300개의 주유소가 폐업하고 있다. 석유관리원과 한국주유소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12일 기준 휴업 중인 곳을 제외한 국내 주유소는 1만196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1만2535곳에서 575곳이나 줄어들었다. 주유소협회 측은 앞으로도 주유소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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