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후 정형직 임금 상승
설비자본 복잡한노동까지 대체
기업 대졸자 고용수요 감소세
설비자본 복잡한노동까지 대체
기업 대졸자 고용수요 감소세
기술 진보가 전문직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사업주가 고용을 줄이기 쉽지 않아 임금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BOK경제연구에 실린 '설비자본재 기술진보가 근로유형별 임금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설비자본재 기술 진보로 숙련·미숙련 근로자 간 임금 비율이 하락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남주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학력에 따라 대졸 이상은 숙련 근로자로, 고졸 이하는 미숙련 근로자로 분류하고 1980~2017년 근로실태조사, 최종 재자본지수 등을 바탕으로 이에 충격을 줬을 때 나타나는 영향을 분석했다.
숙련 근로자 임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미숙련 근로자와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 성장 초기에는 기계설비 대량 도입으로 미숙련 근로자 노동력을 대체했지만, 이제는 기계설비가 정밀화·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숙련 근로자 자리까지 대체하게 된 것이다.
실제 한국의 숙련 노동자 프리미엄은 감소 추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하고 있다. 숙련 근로자의 상대 고용도 2000년대 후반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부분적으로 정체하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2010년 이전에는 지속 경제 성장 과정에서 산업 핵심인력인 대졸자에 대한 기업의 고용 수가 증가하고, 학력 향상으로 대졸자의 노동 시장 유입이 늘었다"며 "하지만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경제 성장 약화에 따라 대졸자에 대한 기업의 고용 수요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형직 근로자 임금이 정형직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 정형직 근로자는 생산 방식이 정형화된 업무를 하는 근로자로 생산공, 기능공 등을 말한다. 비정형직 근로자는 관리자, 전문가, 공학기사, 미용사·장례업자 등 상황에 따라 업무가 변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설비 자본이 복잡한 노동까지 대체할 정도로 기술 진보가 높아져, 기계가 비정형직 근로자를 더 많이 대체하는 경향이 커졌다.
다만 기술 진보가 숙련·비숙련, 정형·비정형 근로자 간 고용 비율 변화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김 부연구위원은 "노동조합 등 문제로 사업주의 고용 조정이 쉽지 않아, 임금 조정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기술 진보가 노동시장의 임금 격차를 설명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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