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중국생산기지 만드는 결정적 이유

내후년 출시할 SUV 'GV70'
연간 5만대 생산 방안 검토
"연 2000만대 세계 최대시장
현지화 전략으로 실적반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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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중국생산기지 만드는 결정적 이유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오는 2020년 내놓을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프로젝트명)'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5년 독자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가 해외 첫 생산 기지를 미국이 아닌 중국으로 정한 것은 고급화 전략으로 연간 2000만대 규모의 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중국 창저우공장에서 GV70 기본차 2만대와 롱휠베이스모델(LWB) 3만대 등 연간 모두 5만대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현지에서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5월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제네시스의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중국 럭셔리 시장에 대한 특성도 잘 봐야 한다"며 "이르면 내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3~4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네시스는 현재 국내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 5만 6616대를 팔았고, 미국으로 2만612대를 수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중국 시장 진출 시 '한국산 제네시스'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과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해 최근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직접 짓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 20~25%를 15%로,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8~25% 수준을 6%로 인하하기로 발표했다. 관세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차량 가격이 높은 고급차에게는 관세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제네시스가 경쟁사로 꼽고 있는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이미 중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일부 차종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해 들여오고 있기는 하지만, 현지 합작사와 함께 꾸준히 생산 시설과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차도 각각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와 둥펑위에다기아차에서 차량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수입판매법인을 통해 제네시스 G80 등을 팔고 있지만, 판매량은 저조한 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 차량은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있어 일부 소비자가 수입판매차종을 구매하고는 있지만, 판매량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국 수출은 3018대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생산공장을 중국에 짓기로 한 것은 세계 최대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감도 깔려있다. KAMA에 따르면 작년 중국에서 등록된 신규 승용차는 2413만317대다. 픽업트럭 판매 비중이 높아 승용차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미국(608만229대)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많다. 중국 신차 등록 대수에서 고급차를 10%로만 추산해도 241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작년 현대·기아차는 사드 보복 조치 등의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다. 작년 현대차의 해외공장 생산량은 283만8661대로 전년보다 10.89% 줄었고, 기아차는 17.84% 감소한 120만55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차 중국공장 생산량은 29.83% 줄었고, 기아차는 반 토막 수준인 45.45%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이기는 하지만 자동차 업체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 주요인으로 꼽혔던 중국 시장에서 제네시스라는 고급차 브랜드를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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