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고발 하지만 분식회계 고의성 판단보류 `반쪽결론`

검찰고발 하지만 분식회계 고의성 판단보류 `반쪽결론`
김승룡 기자   srkim@dt.co.kr |   입력: 2018-07-12 21:10
공시 누락부문만 고의성 인정
추가심의 상당한 시일 걸릴듯
검찰고발 하지만 분식회계 고의성 판단보류 `반쪽결론`

증선위 "삼바, 회계 고의 누락"
증권선물위원회가 12일 고의 공시 누락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검찰 고발을 의결하자 마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법적대응을 밝히고 나서면서 소위 '삼바 회계 논란'이 장기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재 증선위는 고발은 하면서도 자회사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는지 판단은 보류하고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반쪽 결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는 금감원이 증선위가 요청한 감리 수정 조치안 제출을 거부하면서 검찰 고발의 결론이 나오기까지 금융위의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추가 증선위 심의는 금감원의 삼성바이오에 대한 2012~2014년 회계 감리 조치안 제출 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 뒤로 미뤄질 전망이다.

또 삼성바이오가 증선위의 이날 결정에 강력 반발하면서, 조만간 행정처분 금지 가처분 소송과 함께 행정 본안 소송에 나설 뜻을 밝혔다.

어쨌든 법원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증선위 검찰 고발 의결이 집행되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용범 증선위원장은 이날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에 부여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주식매수청구원) 공시를 누락했다"며 "이는 명백한 회계기준 위반이며, 고의로 공시를 누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단순 공시 누락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법적 제재 수준은 삼성바이오에 큰 타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 감리 조치 원안이 행정처분을 최종적으로 내리기에는 미흡했기 때문에 수정 조치안을 요구했지만, 금감원은 이날까지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심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 오히려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우선 원안 심의를 종결한 뒤 새로운 조치안을 다시 심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 감리와 조치안 작성은 금감원 고유 권한이어서 금감원 권한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추후 금감원에 대한 감리 조치 제출은 요청이 아니라 분명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증선위가 요청한 감리 수정 조치안을 제출할 것이냐는 질문에 "2012~2014 회계 감리를 포함하면 당초 이슈(고의 분식회계)가 흐뜨러질 수 있기 때문에 2015년 회계 감리 조치 원안을 고수하겠다"며 사실상 증선위 요청을 묵살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번 행정처분이 2012~2014년 회계 감리안을 검토하지 않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에서 2015년 자회사로 변경하면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는지에 대해선 명확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선위는 금감원에 2012~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감리를 명령하고, 이를 통한 감리 조치안을 별도의 증선위 심의 안건으로 올려 따로 심의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는데, 변경 전후 둘 중 어느 회계처리가 맞는지 금감원이 조치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증선위 설명이다.

추가 심의가 언제쯤 이뤄지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금감원 감리가 끝나야 알 수 있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이번에도 증선위 추가 감리 조치안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삼성바이오는 곧 행정처분 가처분 금지 소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열 삼성바이오 상무는 "설립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초기 단계 회사가 고의로 공시를 누락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고의성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다퉈야 할 부분인데 회사는 물론 시장이 납득할 만한 이유도 제시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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