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어 안보까지… 미-EU 깊어지는 갈등

경제 이어 안보까지… 미-EU 깊어지는 갈등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   입력: 2018-07-12 18:00
트럼프 "방위비 4%로 확대" 주장
독일 겨냥 '러시아 포로' 맹공격
메르켈 "우린 독립적 정책 수행"
미국내서도 강도높은 발언 우려
경제 이어 안보까지… 미-EU 깊어지는 갈등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미국과 EU(유럽연합)이 경제 분야에 이어 안보 분야에서도 충돌하며 연일 삐걱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첫날 회의에서 방위비 문제에 대한 불만을 이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토로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 간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애초 나토 회원국이 합의한 목표치보다 두 배 증가한 규모다.

앞서 나토 회원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2024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2%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용이 2%를 넘는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그리스, 영국,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폴란드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왜 29개 회원국 가운데 5개국만 이 합의를 충족하느냐"며 "GDP 2%의 국방비 지출을 오는 2025년이 아니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의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을 정조준했다. 독일은 올해 GDP 대비 1.24%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그는 독일과 러시아가 체결한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사업'을 언급하며 독일을 '러시아의 완전한 통제를 받는 포로'라고 칭하는 등 맹공격을 퍼부었다. 독일이 미국의 안보 제공에 무임승차하면서 러시아와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독일을 보호하려고 하는데, 독일은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독립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압박에 미국과 EU의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자리에 있던 각국 지도자들이 (4% 증액을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진지한 요구였는지, 단지 계략 적인 수사였는지 혼란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날 "오늘날 유럽은 러시아보다 몇 배 많게 그리고 중국만큼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며 "(미국은) 동맹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그렇게 많은 동맹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러시아의 포로'라고 지칭하자 그를 수행하던 미국 관료 3명마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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