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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다주택자 규제 효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입력: 2018-07-08 18:00
[2018년 07월 09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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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다주택자 규제 효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근 몇 주 동안 우리나라는 보유세 논의로 뜨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공청회를 통한 대안 제시와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 발표, 그리고 정부의 개편안이 확정됐다. 정부안은 특위의 안과 대동소이하나 일부에서 차이가 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p 인상해 현재 80%인 것을 90%까지 올리겠다는 것과 세율 과표 상 6억에서 12억에 해당하는 주택에 대해 권고안은 0.8%였는데 0.85%로 올린 점, 그리고 3주택 이상자 중에서 과표가 6억원 초과 시 0.3%p를 추가 과세하겠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3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추가 과세다. 지금 당장이야 이 정도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앞으로가 걱정된다. 작년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이례적으로 자료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의 상당 부분이 다주택자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었고, 이후 이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대출억제책 등이 줄줄이 발표되었고 시행 중이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아서 분풀이를 하는 심정은 이해 가나 국민경제와 서민 생활을 생각해보면 과연 바람직한지 의심스럽다.

5월에 발표된 2017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57.7%가 자기 집에서 거주하고, 나머지 42.3%는 남의 집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 공공임대에 거주하는 사람은 30% 정도이고, 70%는 사적 임대에서 살고 있다. 국가가 아무리 공공임대주택을 늘린다 하더라도 한 채 늘리는데 대략 1억 원 정도 재정이 필요하므로 그 한계가 명확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민간 임대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주택자들에 대한 혜택을 더욱 늘려가고 있기도 하다. 즉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사서 임대를 하면 저리로 자금을 융자해 주거나, 수선할 때 기금에서 지원하기도 하고, 세금에서도 혜택을 늘려주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강압적으로 다주택자를 옥죄거나 불이익을 주는 선진국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왜 선진국들은 투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다주택자들한테 오히려 혜택을 주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선진국들도 대부분 집값 폭등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임대료 상한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결과 집값을 잡거나 서민들의 임대난이 해소되기는커녕 정반대로 오히려 서민 생활이 더욱 힘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기도 했는데,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인해 이내 한계가 드러나곤 했다. 결국 다주택자들을 지속적으로 주택에 투자하게 하고, 이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우리와 선진국들은 여러 차이가 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선진국들이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다주택자가 자발적으로 임대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고, 우리는 다주택자에게 더 큰 규제를 할 예정이니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고 하는 다소 강압적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이야 집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다주택자들이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이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고, 전월세 가격이 더욱 올라가면 서민들 생활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주변의 얘기들 가운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것도 많다. 지방과 서울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 주택 한 채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작년에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20%를 지방 사람들이 구매했다는 조사도 있다. 강남, 마포, 용산과 같이 인기가 높은 곳의 아파트는 4분의 1일이나 지방 사람들이 샀다. 결국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지방부동산은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서울은 의도와는 다르게 더욱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은 다주택자들에 대한 선진국의 경험을 잘 살펴 국민경제와 서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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