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금융소득종합과세, 전시성 재원 돼선 안 된다

[시론] 금융소득종합과세, 전시성 재원 돼선 안 된다
    입력: 2018-07-04 18:00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금융소득종합과세, 전시성 재원 돼선 안 된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재정특위)는 부동산 보유세인상과 함께 금융소득 종합과세도 강화하라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 권고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현재 공시지가의 8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매년 5%씩 올려서 2022년에는 공시지가의 100% 수준으로 인상하며, 종합부동산세율 역시 주택의 경우, 0.05%에서 0.5%까지 인상해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기준금액을 기존의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인하하여 1천만원을 초과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종합소득세율로 누진 과세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러한 재정특위의 권고안이 발표된 직후, 정부는 내년부터 금융종합과세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해 향후 재정특위의 권고안이 더욱 축소되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정특위의 종합부동산세와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권고안에 대하여, '가진 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극우보수층의 반발도 나오고 있으나, 또 조세형평성을 강조해왔던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부자증세'라는 이미지만 부각시켰을 뿐 그 실효성에 대하여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공시가격이 시장 실제 가격의 60~70%인 점을 고려하면, 과세표준이 실거래가에 비하여 턱없이 낮아서, 예를 들어 실거래가가 16억원 정도의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재정특위의 권고안에 따르면 단지 2000원이 늘어날 뿐이어서, 투기적 부동산 거래 동기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또 세수증가효과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무늬만 '부자증세' 권고안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재정특위의 권고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경우 부동산임대소득과 같은 기타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체계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조기에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정특위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권고안에 따르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기준금액이 1천만원으로 인하될 경우, 과세대상자가 현재의 9만 여명에서 40만 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구체적인 증세예상액은 추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가운데 소득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이 90.5%와 94.1%임을 감안하면,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는 의미 있는 권고안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 시행을 꺼리고 있는 것은, 이러한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강화가 오히려 부동산투기를 부추길 가능성과 금융투자감소에 따른 금융시장 및 금융산업의 규모축소를 우려한 결과로 보인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안이 금융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정부의 우려와 조심스러운 접근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나, 금융소득에 대해서만 조세특혜를 제공하여 금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접근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이다. 금융산업의 육성은 금융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제고정책을 통하여 가능한 것이지, 금융소득에만 조세특혜를 제공하는 조세제도의 왜곡을 통하여 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OECD 국가들의 평균적인 소득세율 누진체계에도 훨씬 못 미치는 매우 후진적인 조세체계를 갖춘 우리나라는 소득세 누진체계를 OECD 평균수준으로 높이는 조세개혁이 시급하다. 이러한 조세형평성을 높이는 제도개혁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렇게 조성된 재원을 엉뚱한 일회적인 전시성 정부정책으로 탕진할 것이 아니라, 모든 실업자들이 소득창출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효율적인 직업교육과 과도기간 동안의 최저생계를 보장해주는 작동하는 사회안전망구축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자증세를 통해 효율적인 사회안전망이 구축돼, 작동할 경우, 노동시장도 유연화되면서, 최저임금인상이나 근로시간축소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 우리 경제를 교란할 여지도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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