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경 칼럼] 한국 경제 적신호, 지체하면 늦는다

[권대경 칼럼] 한국 경제 적신호, 지체하면 늦는다
    입력: 2018-07-01 18:00
권대경 금융정책부 차장
[권대경 칼럼] 한국 경제 적신호, 지체하면 늦는다
권대경 금융정책부 차장

'김동연vs장하성' '김영주vs홍영표'.

경제 '한국호(號)'에 조타수를 자청하는 당정의 주요 책임자들이다. 그런데 요즘 경제계에서는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 사이에 대결을 뜻하는 'vs'를 붙이고 있다. 혀끝을 차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처음 혀끝을 차게 한 일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충돌이었다. 둘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올해 들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득 양극화가 크게 심화됐다는 지표가 나오자 그 원인을 분석하면서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이 다른 진단을 내린 것이다.

역대 최악의 고용지표에 김 부총리가 혁신성장을 중심에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시각을 돌리자, 장 실장은 아직까지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논할 시점은 아니라는 인식으로 맞섰다. 즉 소득주도·혁신성장의 정책 기조를 두고 두 사람의 진단이 갈리면서 급기야 이른바 '김동연 패싱' 논란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어 청와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 교체가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취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자리에서 "아마도 과정에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직·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정책의 어수선함이 조금 가라앉을 무렵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또 다시 한바탕 대립을 했다. 둘은 '탄력근로제'로 충돌을 했다. 업무량에 따라 노동 시간을 늘리거나 줄여 일정 기간의 평균 노동 시간을 주당 52시간에 맞추는 제도가 탄력근로제다.

단위 기간을 2주로 하거나 노사 합의를 거쳐 3개월로 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에 대해 홍 원내대표가 기간을 6개월까지 늘리는 탄력성 제고에 방점을 찍자 김 장관이 강하게 반대한 것이다.

현재 탄력근로제를 적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전체의 3.4%로 기간을 늘리면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다는 게 김 장관의 논리다. 공식·비공식 자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두 사람 간 설전은 개각설로 연결되면서 정책 신뢰도를 갉아먹고 있는 상황이다.

좋게 보면 서로 잘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 좋게만 볼 수 없는 것은 소위 '고용 참사'라 불리는 현실 때문이다. 지난 5월 취업자는 7만2000명에 머물렀다. 8년4개월만의 최저다.

더욱 문제는 이게 정부가 지난해 11조2000억원과 올해 3조9000억원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집행했고 또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수치라는 데 있다.

1일부터는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은 14일 결정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이유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더구나 국내외 경제 여건은 악화일로다. 투자·수출 등 각종 지표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엄중한 시기에 우리 경제 조타수들끼리 이견 다툼이라니 풍랑에 휘청거리는 배에 올라탄 모두가 불안하기만 하다.

물론 다양한 이슈에 대한 평가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한 이견을 조율하고 접점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라고 국민들이 표를 몰아 준 것이다.

그나마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으로까지 보는 시각은 적은 상황이다. 남북 경협과 같은 호재도 수면 위로 부상하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 경제 한국호의 방향타를 확실히 할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가장 좋은 것은 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병이 든 뒤 아무리 좋은 처방전으로 치료를 해도 그때는 이미 수많은 부작용이 현실화된 뒤일 것이다. 한국 경제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더 지체하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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