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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지역산업 위기와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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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디지털산책] 지역산업 위기와 발상의 전환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군산, 울산, 거제, 창원, 통영·고성, 영암·목포·해남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됐다.

조선업으로 대표되는 지역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적응해 나갈 것인가는 해당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근로자·실직자 금융·재정지원, 대체·보완산업 육성 및 신규 기업유치 지원 등 많은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대증적인 차원을 넘어 중장기적 차원에서의 근원적인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일시적인 경기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기보다 탈공업화, 저성장 등의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는 한때 방직, 철강, 조선 등의 지역 대표 산업이 쇠퇴하면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빌바오, 스웨덴 말뫼, 핀란드 헬싱키, 독일 루르, 일본 이마바리 등이 이미 겪은 일들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자동차, 조선, 제철 등의 산업이 쇠락하면서 침체기를 겪었던 지역이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100년 동안 이어진 방직산업이 쇠퇴하면서 침체된 포블레우 지역을 ICT·미디어·에너지·디자인·바이오 등 5개 분야의 첨단산업 클러스터인 '22@바르셀로나 혁신지구'로 탈바꿈시켰다.

2000년대 초반 조선업이 붕괴되면서 '말뫼의 눈물'로 유명한 스웨덴 말뫼는 도시 재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친환경 및 지식기반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낸 독일 경제의 심장이었던 독일 루르는 1980년대 석탄 산업이 쇠락하면서 지역 전체가 붕괴 위기에 처하자 폐쇄된 산업시설을 지역 특성과 역사가 깃든 문화예술 공간으로 부활시켰다.

현재 포블레우에는 82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거주민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 지역 모두 도시재생과 친환경 녹색도시의 성공 모델로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지역의 위기 극복 요인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 주목할 점은 탈공업화를 기회로 삼아 도시재생과 스마트시티, 친환경 및 지식기반도시로의 전환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갖고 도시 전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 모두 시스템 전환 관점 및 방법론 도입, 도시 전환의 주체이자 관리자로서 지자체의 역할 강화, 정부-민간 간의 파트너십 강조, 전환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선택과 집중에 기반을 둔 산업특화도시의 한계를 인식해 산업의 다양화·다각화와 함께 건강한 지역산업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둔 장소 기반형 지역산업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 공간에서의 R&D·산업·혁신 활동을 강조하는 리빙랩을 중요한 방법론으로 도입해 일터-쉼터-놀터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시개발·재생, 쇠퇴한 지역산업 재생, R&D·산업, 문화·예술, 에너지·주거·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셋째, 지역산업 발전의 중요한 축으로서 사회적 경제조직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문제를 경제활동을 통해 해결하는 '경제적 주체'로서의 성격과 지역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지역 연대·통합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주체'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외부 자본의 철수로 인한 지역위기 이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이익이 생기면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협동조합 등의 지역밀착형 사회적 경제조직이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소득양극화,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신흥국의 추격, 탈공업화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지역산업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70-80년대 고도 성장기에 맞춰 있는 많은 지역산업정책과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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