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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됐는데… 세부내역 내라는 보험사, 왜?

세부내역서 간소화 시행 1년반
업체 대부분 금액 상관없이 요구
보험사 "작년 4월이후 특약분리
급여·비급여 치료비용 구별안돼" 

황병서 기자 bshwang@dt.co.kr | 입력: 2018-06-25 18:00
[2018년 06월 26일자 6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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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됐는데… 세부내역 내라는 보험사, 왜?


# 서울의 한 독립 보험영업대리점(GA)에서 근무하는 설계사 김 모(여·34)씨는 보험 가입자의 실손의료보험 청구를 도와줄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3만 이하의 실손 보험금을 받으려 가입자와 함께 병원을 서너번씩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진료비 세부 내역을 받기 위해서다.

25일 취재차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 씨는 "보험당국은 괜찮다고 해도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어렵게 하기 위해 까탈스럽게 진료비 세부 내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금융당국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소액 실손보험의 진료 세부 내역서를 세세히 요구하고 있다. 보험금 청구를 어렵게 해 사실상 지급을 줄이려는 의도라는 게 금융 소비자 단체들의 분석이다.

25일 디지털타임스가 손해보험사 10곳(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DB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농협손보·MG손보·롯데손보)의 실손보험이 한 차례 개정된 17년 4월 이후 상품에 따른 보험사 청구서류 조건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보험사들이 금액에 상관없이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실손보험 개정 이후의 상품에 대해 금액에 상관없이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요구하고 있다. 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흥국화재·NH농협손보도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요구하고 있으나, 비급여가 없는 경우는 생략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유일하게 롯데손보와 MG손보만이 3만원 이하 건에 대해서는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사들의 진료비 세부내역서 요구 절차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정책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12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의 일환으로 통원치료시 추가서류 제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3만원 아래로는 병원영수증만, 3~10만원은 병원영수증과 처방전까지 받도록 했다.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 추가서류는 10만 원 이상인 경우에만 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물론 보험사도 할 말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7년 4월 이후 실손보험 상품은 도수치료·비급여 주사제·MRI 등이 특약으로 분리되었다"면서 "병원 영수증만으로는 보험 가입자가 급여치료를 받았는지 비급여 치료 비용을 포함했는지 알 수 없어 전건에 대해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손보와 MG손보 등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금융감독의 권고를 따르고 있다. 보험사의 주장에 힘이 빠지는 이유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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