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빼고 담보 무시… 안내도 될 이자 100만원 더 냈다

소득 빼고 담보 무시… 안내도 될 이자 100만원 더 냈다
조은국 기자   ceg4204@dt.co.kr |   입력: 2018-06-25 18:00
건당 100만원 가량 부당수취
은행권 수십억원 이자 가로채
2금융권 확대땐 피해 '눈덩이'
소득 빼고 담보 무시… 안내도 될 이자 100만원 더 냈다

사례로 본 은행 금리조작

# 직장인 A씨는 2015년 11월 5000만원을 6.8% 금리에 가계 일반 대출로 받았다. 은행은 A씨의 연소득 약 8000만원을 누락하면서 가산금리를 0.5%포인트 가량 높였다. 이를 모르는 A씨는 내지 않아도 될 이자 100만원을 은행에 고스란히 냈다.

# 개인사업을 하는 B씨는 지난해 3월 3000만원을 담보대출을 받으면서 8.60%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다. 은행이 B씨가 담보를 제공했지만, 담보가 없다고 입력해 신용 프리미엄이 정상보다 3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3%포인트 가량 더 높아졌다. 이 때문에 B씨는 100만원 가량 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했다.

# 자영업자 C씨는 급전이 필요해 올해 1월 은행에서 21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은행이 전산시스템에서 산출된 금리를 적용하지 않고, 은행 내규로 적용할 수 있는 최고금리 13%를 부과했다. C씨는 5개월 만에 3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냈다.

이처럼 은행들이 금융 소비자 소득을 누락하거나, 담보를 무시하고 가산금리를 조작해 대출이자를 더 받은 사례 수천 건이 금융당국에 의해 드러났다. 은행이 건당 100만원 가량 이자를 부당 수취했다고 보면, 수십 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은행들이 소비자에게서 가로챈 셈이다.

금융당국이 9개 시중 은행을 대상으로 특정 시기에 한해 조사해 드러난 것만 이 정도다. 조사 대상을 은행권을 포함해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상호금융 등 2금융권으로 확대하면 소비자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 일부에 대해서만 검사해 드러난 대출금리 조작 건수가 수천 건"이라며 "이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면 수십만 건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십 억원의 대출이자 피해 규모가 수천 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출금리는 2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기간이 길게는 20~30년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대출금리 조작 규모는 더 불어날 수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신용 등급별 가산금리 격차는 적게는 0.15%에서 많게는 1.5%에 달한다. 금융소비자가 1억원을 빌렸을 때 은행의 대출금리 조작으로 1년에 15만원에서 150만원까지 이자를 더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가산금리 폭도 커진다. 금융사들이 자기 마음대로 가산금리를 매겼다면 소비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금융위가 대출이자 조작 사건을 그냥 무마하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고, 관련자들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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