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입차 최대 25% 부과
미 수출물량 37% 심각한 타격
협력사만 수백개 연쇄 영향 우려
미 수출물량 37% 심각한 타격
협력사만 수백개 연쇄 영향 우려
■트럼프발 무역전쟁 후폭풍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한국경제 위기론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미국이 수입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폭탄을 떨어뜨릴 경우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 광주 공장은 생산차량의 40%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면 단지 광주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연쇄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24일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전체 차량 49만2233대 가운데 미국 수출량은 37.37%(18만3959대)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10대 중 4대가 미국으로 팔려나간 셈이다. 쏘울과 스포티지가 각각 10만9625대, 7만4334대를 차지한다.
문제는 25%에 달하는 높은 관세로는 국내 자동차산업이 당장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 그동안 쌓아온 '수출전략 차종'의 수출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쏘울은 지난해 기준 10대 중 7대가 미국으로 건너가는 대표 수출전략 차종이다. 올해 하반기 후속 신차까지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일정까지 차질을 빚게 된다. 광주 지역 경제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기아차 광주공장은 광주시 제조업 종사자의 10%, 광주시 총생산액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시 총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사슬처럼 엮여있는 자동차 산업 구조는 곧바로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차 광주공장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는 50여 곳이고 2·3·4차 협력업체는 수백 개에 달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수출 물량 비중이 높은 기아차 광주공장에선 당장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회사로선 상당히 곤욕스럽고 풀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풀어야 하지만, 정부는 기업 때리기에만 열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기아차 광주공장에만 해당하지 않기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이 수출한 자동차 253만194대 가운데 미국 수출 물량은 33%인 84만5319대에 이른다. 미·중 간 무역전쟁에 따른 추가적인 간접피해도 우려된다. 미국은 다음 달 6일 기계와 자동차, 전자 등 818개 중국산 수입 품목에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1차로 부과하고, 이후 석유화학과 메모리반도체 등 160억 달러 규모 284개 품목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도 미국과 같은 시기에 농·축산물, 자동차, 화학, 에너지 등에 같은 금액으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로 인한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감소분이 약 2000만 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보다 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김양혁·박정일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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