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블록체인, 신뢰사회 앞당긴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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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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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블록체인, 신뢰사회 앞당긴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장

2010년 500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1개 가격은 금년 초 2600만 원 최고가를 찍었는데 지난 6일 한때 최고가의 4분의 1 수준인 600만 원대까지 추락했다. 이날 우리나라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레일'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이 시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발생시각이 우연히 앞뒤로 맞았을 뿐 하락장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최근 760만 원 선을 회복하며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가운데 시가총액 10위권까지의 알트코인도 모두 비트코인과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10년 전인 2008년 만들어졌다. 그때 당시 금융위기가 터지자 미국 중앙은행이 달러화를 마구 찍어냈는데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정당한 통화가치 체계를 구축하려고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그래서 2100만 개 정도로 비트코인의 발행 숫자를 제한했으나 그 후 수천 종의 유사한 알트코인들이 만들어졌고, 요즘도 새로운 코인이 IPO를 통해 계속 발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앙은행이 마구 찍어내는 종이 화폐와의 차별성은 이미 사라졌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동일시하는 주장도 있으나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수많은 응용 분야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위조가 불가능하고 신용이 보장되는 화폐를 만들려다 보니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당초 신뢰할 수 있는 화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비트코인인데 들쑥날쑥 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시세 변동성 때문에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전반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불신이 암호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이 담긴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는 분산원장기술이다. 모든 거래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중앙 집중형 시스템과 달리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기록한 장부를 특정 중앙 서버가 아닌 P2P(Peer-to-Peer)네트워크에 분산해 참여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한다. 각 참여자가 거래 내역을 공유하고 대조하는 과정을 통해 거래 내역의 진위를 판단하여 거래가 이뤄진다. 블록체인은 임의로 데이터를 수정할 수 없고 해킹이 어려운 위변조 방지 기술이다. 이렇게 중앙에서 관리하는 형태가 아닌 모든 참여자가 함께 관리하는 체계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 이후 최대의 혁신 기술로 꼽히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바꾸어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블록체인은 사회에 가치를 창조하고 거래하는 데 있어 유례없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가트너(Gartner)도 "블록체인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를 개혁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향후 세계 경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잠재력이 큰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블록체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느린 속도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대조하면서 동의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속도는 더 느려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일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보다는 참여자가 한정된 프라이비트 블록체인이 유망한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월마트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농산물 공급망의 모든 단계를 추적해 신선한 농산물을 더 빨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외에도 물류와 유통 분야, 에너지 분야, 의료 기록 추적, 보험금 청구, 감사 추적, 투표, 스마트 계약 등,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블록체인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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