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미 품질조사 당당 1위
'벨로스터N', 작년판매량 넘어서
13만대 판 코나, 동급 최대 실적
경영능력 검증에 긍정 작용할 듯
'벨로스터N', 작년판매량 넘어서
13만대 판 코나, 동급 최대 실적
경영능력 검증에 긍정 작용할 듯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주도한 '고급차와 고성능차, 대중차'사업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100년 안팎의 역사를 가진 독일과 일본의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는 앞으로 정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경영 능력 검증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18 신차품질조사(IQS)'에서 독일과 일본 등 세계 유수의 31개 브랜드 중 당당히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11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서 출범한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다.
고급차 브랜드 출범은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회장 탄생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아버지의 숙원을 풀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출시한 차량은 최상위 차종 EQ900(현지명 G90)이다. 정몽구 회장은 2015년 12월 차량 출시 행사에서 "그동안 축적해온 모든 기술력을 집약하고 최고의 성능과 품질 관리로 탄생한 EQ900은 세계 최고급 명차와 당당히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성과는 2년 만에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가 실시한 IQS에서 일반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고, EQ900은 대형 고급차급에서 1위인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이번 쾌거는 독일과 일본의 고급차가 양분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급차 시장인 미국에서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정 부회장은 '고성능차' 사업에도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지난 2014년 10년 만에 철수했던 랠리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를 강행하며 이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WRC는 중계 시청자 수만 8억명에 이르며 포뮬러원(F1)과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 대회로 꼽힌다. F1은 비양산차로 속도를 겨루는 경주라면, WRC는 양산차를 개조한 자동차로 겨룬다. 양산차를 개조하는 만큼 자동차 브랜드로선 '자존심'을 걸고 출전할 수밖에 없는 경기다.
정 부회장은 과거 실패를 교훈으로 인재를 끌어 모았고,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BMW에서 합류한 알버트 비어만 고성능차 담당 사장과 올해 초 BMW 고성능 브랜드 M에서 제네시스로 온 토마스 쉬미에라 고성능사업부장 부사장 등을 영입했다. 이들은 현재 올해 3월 출범한 '고성능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 WRC팀은 올 들어서만 WRC와 서킷경주대회인 월드투어링카컵(WTCR)에서 모두 8번 우승했다.
고성능 제품군인 'N'의 성공은 정 부회장의 이러한 '담금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년 7월 유럽에서 먼저 출시한 N의 첫 모델 'i30 N'은 첫 사전계약 100대분이 이틀 만에 완판되며 성공을 예고했다. 이어 국내에선 벨로스터에 'N'을 더해 승부수를 던졌다. 벨로스터는 그가 2011년 출범한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PYL)'의 첫 번째 차종이었지만, 출시 첫해 이후 판매량이 곤두박질치며 '단종설'에 시달렸다.
N을 더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6영업일 동안 받은 계약 대수는 작년 한 해 판매량(206대)의 배 이상을 넘었다. 올 들어 5월까지 벨로스터 국내 판매량(1158대)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대중차를 향한 애정도 남달랐다. 작년 6월 회사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코나' 출시를 직접 맡았다. 대외 행사에서 정장 차림을 고수했던 그는 당시 행사에서 청바지와 하얀 티셔츠를 입고 코나를 직접 몰고 '깜짝' 등장했다. 출시 일 년을 맞은 코나는 시장 1위 자리를 꿰찼다. 현재 출시 이후 이달 5월까지 코나 누적 판매량은 13만5914대다. 국내에서만 4만1419대 팔려, 곧바로 동급 차종 1위에 올랐다. 특히 출시 직후 '수출 견인차'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나 전체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이 수출이다. 누적 수출 대수는 9만4485대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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