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보유계약 매년 하락세
#취업준비생 김서경(여·28) 씨는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자주 걸리는 역류성 식도염, 방광염을 보장받기 위해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로 버는 수입의 50% 이상이 책값이나 메이크업 비용으로 지출돼 실손보험 가입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머지 소득으로는 식비와 집세를 내기에도 빠듯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1년 차 이지나(여·28) 씨는 취업해 정기적으로 버는 소득이 생겼지만, 보험 가입은 아직 사치다. 그간 밀린 학자금 대출과 월세, 각종 세금을 내기에도 버겁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2030 세대를 위해 '월 최저보험료'를 내걸며 광고하고 있지만, 연간으로 따지면 신입사원엔 만만치 않은 액수다.
갈수록 깊어지는 실업난에 20~30대 청년층의 보험 가입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대의 생명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2014년 726만6579건, 2015년 723만9855건, 2016년 722만6590건으로 매년 줄고 있다.
30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기준 30대 생명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2014년 1513만4952건에서 2015년 1463만7060건으로 줄었고, 2016년엔 1316만5214건으로 크게 줄었다.
청년층 생명보험 가입률 급감은 청년실업률과 맥을 같이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취업난에 3포(연애·결혼·출산)와 9포(3포세대·내 집 마련·인간관계·꿈·희망·건강·외모) 세대로 불리는 요즘 청년들에겐 '보험은 사치'라는 인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때 수준의 청년실업률에 2030 세대의 보험 기피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일부 생보사들이 2030 세대를 위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가입률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 가입률은 저조하다"면서 "보험사들이 2030 보험상품 출시하 것은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측면이 더 크다"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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