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호승 기자]남북이 22일 8·15 이산가족상봉행사의 구체적 일정·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적십자회담을 개최한다.
박경서 대한적십자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은 21일 오후 강원도 고성으로 출발했다. 우리 측 대표단은 고성에서 하루를 묵은 뒤 22일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회담장이 마련된 금강산으로 향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이날 고성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과 인도주의 제반 문제, 특히 이산가족 5만7000명의 한을 푸는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을 잘 (협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한국인 억류자 6명의 석방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회장은 "모든 협상이라는 게 총론이 우선이 되고 각론이 후에 따라와야 하니까 각론이 총론을 훼방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 그걸 (먼저 제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이날 늦게까지 북측 대표단 명단을 보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마 사무적으로 바쁘니까 그럴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이 언급한 대로 이번 남북적십자회담의 주요 의제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이산가족상봉행사 일정·규모를 정하는 일이다.
남측은 이산가족상봉행사 논의에 그치지 않고 남북 이산가족 간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고향 방문 등을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한 번에 100명씩 만나는 지금의 상봉 방식으로는 해결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북측과 전면적 생사확인에 합의할 때를 대비해 지난 11일부터 '남북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과 '고향 방문 및 영상편지 제작'에 참여할지를 묻는 수요 조사를 이산가족 전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북한이 적십자회담에서 중국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종업원 12명의 송환 문제를 제기할 경우 이산가족상봉행사 논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북한은 올해 초 고위급회담에서 여종업원의 송환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남북적십자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태운 차량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표단은 이날 고성으로 간 뒤 22일 동해선 육로를 통해 회담장인 금강산으로 향해 8·15 이산가족상봉행사 등 인도적 사안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