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대미 무역 감소가 주 원인
동남아만 22% 증가 '체면치레'
동남아만 22% 증가 '체면치레'
지난해 우리 경상수지가 20% 이상 급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갈수록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세계 주요 시장을 내주면서 '수출 강국' 한국의 명성도 빠르게 그 빛을 바라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는 784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992억4300만 달러)에 비해 21% 급감했다. 지난 2015년 1059억39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낸 후 2년 연속 하락세다.
대미·대중 무역 감소가 주원인이었다.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256억2100만 달러로 전년(314억9100만 달러)에 비해 18.5% 감소했다. 승용차, 차 부품 등 주력품목 수출이 부진하면서 수출 증가율(6.5%)보다 수입 증가율(18.1%)이 약 3배 높아 상품수지가 399억8900만 달러를 보였다. 지난 2012년(256억1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흑자 규모다.
중국은 429억7000만 달러로 전년(433억9000만 달러)보다 떨어졌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급감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2억9000만 달러에 달하며 6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해마다 이어지는 일본과 중동도 그 폭을 키웠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272억6500만 달러로 전년(-215억1000만 달러)보다 26.5% 늘었다. 중동의 경상수지 적자는 -447억8400만 달러로 전년(-267억4200만 달러)보다 2배 대폭 올랐다. 일본의 경우 기계류·정밀기기나 승용차 등 수입이 늘어났고 일본 여행을 떠나는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컸다.
중동에 대한 적자가 오른 것은 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가 중동에서 수입한 금액은 681억3000만 달러로 지난 2014년(1182억8000만 달러)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53.3달러로 전년(41.1달러)에 비해 30% 비쌌다.
수출 한국은 동남아 시장에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동남아 경상수지는 727억9000만 달러로 전년(594억9000만 달러)에 비해 22.4% 급증했다. 수출이 1441억81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1.7%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키웠다. 덕분에 상품수지도 762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자랑했다. 반도체와 기계류·정밀기기 등 수출 증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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