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갈등 격화로 원화가치 하락
외인 6거래일 1조 7000억 처분
대규모 자금이탈 가속화 우려
외인 6거래일 1조 7000억 처분
대규모 자금이탈 가속화 우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19일 우리 주가하락에 대한 평이다. 우리 자금시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의 양적 완화 종료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우려된다. 이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약세로 국내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 이탈하고 있다.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3원 오른 1109.1원에 마감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 원화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은 연내 두 차례 정도 금리를 더 올릴 예정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그동안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상쇄한 미북 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재료가 단기적으로 소멸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더해 미북 정상회담 직후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소 매파적인 연준의 입장 역시 달러화 강세를 연장시키며 신흥국 통화의 전반적인 약세를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아시아 자금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날 우리 코스피를 비롯한 중국, 일본, 홍콩 등의 주가가 일제히 빠졌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인해 장중 한때 코스피가 2330선까지 무너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13포인트(1.52%) 하락한 2340.11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6일(2319.82) 이후 9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159억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1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며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처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악화일로다. 앞서 미국은 총 50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품목 1102개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이 중 340억달러 규모는 당장 다음 달 6일 관세 부과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중국도 500억달러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응수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기조 선회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심화 가능성 등이 결합해 국내 주가하락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박세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각각 긴축 속도를 높여감에 따라 신흥국에 투자됐던 글로벌 자금의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남미 지역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시작돼 유럽, 아시아지역 신흥국으로 유출세가 확장돼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으로 견조한 경제를 지니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대만, 태국에서 올해만 190억달러의 글로벌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