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분담 등 본격 협상 착수
미, 비용 인상 요구 명분 없어져
다른 비용 부담 주장 가능성도
미, 비용 인상 요구 명분 없어져
다른 비용 부담 주장 가능성도
한국과 미국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4차 회의를 연다. 이번 협상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변수가 생겨 협상의 새 틀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당장 3대 훈련 중 하나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중단하기로 해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명분이 없어졌다. 지난 3∼5월 사이 진행된 1∼3차 회의에서 미국은 각종 훈련에 동원되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 측이 분담하라고 요구해왔다. 한반도에 출격하는 대표적 전략 무기인 핵 추진 항공모함·잠수함, 전략폭격기 B-1B 랜서,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등은 물론이고 북한의 도발 때 등장했던 B-1B까지 가세하면 수백억 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상 진행했던 한미연합훈련도 1회에 700억∼800억원 가량 드는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게 되면서 이번 협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방위비 분담 협상국이 한국인 만큼 이번 분담협상에서 성과를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과 협상 기간 동안 워 게임(war game)을 중단할 것이다. 그것은 아주 비싸기 때문"이라고 비용부담에 대한 불만을 표한 바 있어 한미연합훈련 외 다른 비용을 부담하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이에 맞설 뾰족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북 간 대치 상황이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해 비용을 최대한 감액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향후 비핵화 논의가 순탄하게 이뤄져 종전선언·평화체제 구축 등으로 진전될 경우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이번 협상에서 한미 간에 새로운 '평화 비용' 책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더라도 미국이 다양한 비용을 청구해 증액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주한미군 감축도 예상할 수 있어 이번 협상이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반도 안보 지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방위비 분담 협상 주기도 현행 5년보다 더 짧게 잡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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