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데이터 기반 지능정부 구축해야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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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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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데이터 기반 지능정부 구축해야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100명을 고용해 100억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과 10명을 고용해 100억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이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기업에게 박수와 성원을 보낼 것인가? 단, 경영의 결과로서 발생하는 이익은 두 기업 모두 동일하다는 가정이다. 아마도 기업을 창업한 적이 있거나 경영에 참여해 보았던 경험이 있을 경우 후자의 기업을 선호할 수 있다. 이유는 다양한 관리 부담을 경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자의 경우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고용을 창출하고 그 고용을 통하여 발생하는 경제 증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가시적 성과를 얻고자 정책을 펼치는 정부 입장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실인 인공지능 기술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인간의 노고를 덜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업무혁신을 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과 조직 내부에는 복잡하고 기술수준이 높거나 인간의 감성을 활용해야 하는 업무만 남게 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직무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게 된다. 결국 높은 연봉으로 대변될 수 있는 고품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한 지적역량과 경험치를 가진 인력은 시장에 드물게 존재하며 구하기도 어렵고 기업의 입맛에 맞도록 훈련시키고 양성하는데는 추가적인 기회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이러한 인력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일당백의 고급 인력을 가급적 소수로 유지하면서 낭비요소를 없애고 업무 자동화를 통한 혁신을 이루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기업은 위에서 언급한 기업 중에서 후자에 가까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혁명을 모토로 펼치는 정부의 정책은 참으로 다양하고 넓은 영역에서 추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과학기술 영역에서부터 산업자원, 고용복지, 국제협력, 중소벤처기업 등 정부 혁신전략의 핵심 축으로서 국가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정책의 목표는 무엇일까? 포괄적 목적보다는 구체적이며 궁극적인 목표의 달성 여부를 측정할 지표가 궁금하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의 키워드로 포함되어 설명된 인간중심 혁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과실은 어떤 형태로 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기획되고 있을까? 고급 일자리를 통한 급여와 같이 직접 소득을 통한 것인가? 아니면 첨단기업이 창출한 과실에 대해 부과된 세금을 활용한 복지 혜택인가? 혹시나 엉뚱하게 일자리 갯수나 창업기업의 수를 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의 정책은 목표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목표는 측정할 지표를 수반한다. 4차 산업혁명 정책의 목표를 측정할 지표는 존재하며 평가되고 있는가? 생뚱맞게 4차 산업혁명과 최저임금 및 최저생계비를 대비해 본다. 즉, 최저임금과 최저생계비로 대변되는 빈곤퇴치와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빈곤의 원인과 이를 해결할 정부의 선택적 개입이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통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때 최저임금 정책이 시장에서 정부의 의도대로 작동 하는지 아니면 외부효과로 인하여 정책의 효과가 미흡하거나 오히려 왜곡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의 한 축에서 가이드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을 통한 기업의 자원 및 품질 등 업무 최적화 추구는 최저임금과 결합되어 있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 위주의 일자리 정책과 충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지랫대로 우리사회에 무엇을 작동 시키고자 하는가? 결국 본질은 빈곤해결이다. 실제로 빈곤에 대한 유효한 정책들은 무엇이며, 정부의 이러한 정책의 시행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노동시장에 지급되는 비용은 과연 설정된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표는 인간의 행동양식을 지배한다. 가시적인 지표가 없이는 시장이 움직이기 어렵다.

정부는 모호하며 포괄적인 정책에 대한 수사의 나열 속에서 섬세하게 구체화된 빈곤퇴치의 대상 식별도 없이 관성적으로 사용됐던 통계의 나열을 통하여 예산을 부여하고, 이러한 예산을 지급받은 기업은 해당 기업의 업의 개념과 본질에 충실한 핵심 역량을 충실히 하기 보다는 제시된 지표에 맞추어 예산 우선 순위를 조정한 채 시장에서 경쟁력에 대한 방향성을 잃은 싸움을 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 봐야 한다. 이러한 결과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그에 반응하고자하는 정부의 의도에 부합하는가? 이 때 정부의 의도에 부합했다는 것을 측정하는 지표는 무엇인가? 예산을 지원받은 기업의 갯수와 지원 총 비용의 규모는 정부의 의도와 상관성이 충분했는가? 만약에 이러한 정책 효과 측정에 모호함이 너무 많아 정책효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시장을 잘 분석하고 현실적인 이익과 가치를 생산하고 이를 지속시키는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도전하는 스타트업에게 결과를 묻지 말고 선착순으로 지급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선착순이 그 기업의 적극성을 반영한다고 가정할 경우에 말이다.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서 기업 중소기업 생태계가 점점 죽어가는 것을 보는 것 보다는 그 어떤 변화라도 시도하고 도전하는 기업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보는 것이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정부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책에 수립, 시행, 그리고 시장의 반응이라는 순환고리가 있다고 할 때 어떤 구간에서 병목이 나타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병목 구간이 발생하면 이를 단기간에 해소하여 1년 내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상황을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의 그동안의 업무 행태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업무 추진 프로세스가 그리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지 않다면 정책이 시행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으고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실제 적용사례를 발굴하고 성공적인 경험을 전체에 공유하는 똑똑한 정책 플랫폼을 운영해 보자. 이제는 정부가 추진해 왔던 전자정부도 장부 전산화와 데이터베이스 연계 및 통합을 넘어서 인공지능을 거의 모든 의사결정에 접목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문화로 정착된 지능정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부는 국가를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어본 적이 있는가? 정부는 국민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비젼을 제시한 적이 있었던가? 정부는 꿈을 꾸지 않는다. 그래서 지능정부를 만드는 꿈을 꾸는 정부가 필요하다. 세계 1등의 기술로 세계 1등이 되기를 꿈꾸는 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할 정부를 꿈꾸며 이를 향한 방향과 목표와 전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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