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지엠(GM)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입판매하는 '이쿼녹스'를 시작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들여오는 차종을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로선 현재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수입판매 차종 다변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신차 이쿼녹스 언론 시승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앞으로 5년간 15종의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국내서 생산하는 신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등 2종으로, 나머지는 수입판매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이 현재 국내서 판매 중인 차종은 모두 13종이다. 이 중 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크루즈와 올란도는 단종이 예고된 상태다. 여기에 캡티바 역시 이쿼녹스 수입판매에 따라 생산이 중단된다. 이렇게 되면 전체 판매 차종에서 수입판매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5.71%에서 45.45%로 높아진다. 앞으로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까지 추가할 경우 절반 이상인 53.85%까지 치솟는다. 다만 설리반 부사장은 "(수입판매차종 비율을)일정 비율을 정해놓고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그동안 판매량이 미미했던 스포츠카(카마로), 친환경차(볼트(Volt), 볼트(Bolt)EV) 등을 수입판매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내놓은 이쿼녹스는 중형 SUV로, 자동차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현대·기아차가 각각 싼타페와 쏘렌토를 판매 중이고, 르노삼성자동차가 QM6를 팔고 있다. 한국GM은 이전까지 캡티바를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동급 차종 작년 판매량(16만23대)에서 1.29%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11년째 완전 변경을 거치지 않으면서 경쟁 모델과 비교해 제품력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아예 새로운 신차인 이쿼녹스를 들여와 경쟁하겠다는 의도다.
초기 상황은 순항 중이다. 이쿼녹스는 부산모터쇼에서 공개 이후 첫 출시 당일 계약에만 200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설리반 부사장은 "1차 초도물량은 내달 말게 완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GM의 1차 초도물량은 2000대~3000대 수준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은 이쿼녹스와 최근 출시한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 투입으로, 3위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회사 출범 이래 처음으로 3월과 4월 국내 완성차 5개사 '꼴찌'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4위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