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사설] 압승 문정부에 닥친 `70년 안보체제` 위기

 

입력: 2018-06-14 18:00
[2018년 06월 15일자 23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6.13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압승해 행정과 입법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쥐게 된 정부 여당에게는 이전과 다른 책임이 따른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에서 당선돼 지방선거 사상 최대 승리를 거뒀다. 재보선에서도 11곳 중 10곳을 휩쓸어 국회의석 130석을 확보해 확고한 제1당이 됐다. 국정의 전권을 손에 넣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정부 여당의 압승 앞에 메가톤급 과제가 떨어졌다. 트럼프 발 안보 위기다. 미북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축배의 첫 계산서치고는 너무 가혹하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발 안보체제 변화를 북 비핵화 논의에서 하나의 주고 받기 식 의제로 삼는다면 야권 궤멸 이상의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보에 관한 한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한미동맹이 대체불가라고 보고 있다. 한미동맹은 안보를 떠나 자유민주 대한민국의 체제적 뿌리다.

견제세력의 몰락을 딛고선 정부 여당은 이제 실책이나 무능의 핑계를 야권에 돌릴 수 없게 됐다.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는 더욱 험난하고 외로운 길에 들어선 셈이다. 독선을 경계해야 한다. 이번 보수 야권의 참패에서 반면교사를 얻길 바란다.

비록 북핵 해결을 전제로 달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까지 언급했다. 이는 70년 안보체제를 흔드는 핵폭탄급 선언이다. 카터 행정부 이후 40년 만에 들이닥친 날벼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조야가 발칵 뒤집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핵 문제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선언이 더 화급하고 중대한 이슈가 됐다고 했다.

보수 우파가 충격적인 패배를 한 것은 국가안보라는 핵심 어젠다마저도 문재인 정부와 차별적이고 대안적인 정책과 전략을 내놓지 못한 데 있다. 안보에 관한 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자부해온 자유한국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즉각적으로 강력한 우려를 제기하는 성명서를 냈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를 다그쳐 미국 정부로부터 해명을 듣도록 해야 했다. 그러나 그 심각성을 알아채지 못하고 미지근하게 대응했다. 한국당이 왜 무신념, 무책임, 무사안일 '웰빙 보수'로 전락했는지 이런 데서도 드러난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한미동맹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지금은 자주국방이니 의존적 안보의 탈피니 하는 한가한 토론을 벌일 때가 아니다. 한미동맹은 자유와 생존의 문제다. 북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동력과 지렛대를 갖기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는 안보 태세가 도전받아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의 중심에 늘 국민을 놓고 생각하고, 국민만 바라보며 나가겠다"고도 했다. 진심이길 바란다. 안보는 이념적 지향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려지기에는 너무나 근원적이고 소중하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의도를 속히 파악하고 한미동맹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지키는 일은 가장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문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