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체제 구축과정서 한반도 운전자론 재부상할듯

주변국 마찰예상 '판 관리' 절실
문 대통령, 정교한 중재 펼칠듯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6·12 미북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세기의 비핵화 담판으로 실현됐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운전자론을 천명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역사에 기록될 성과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직전 유일하게 통화한 정상이 문 대통령이었고, 회담이 끝나자마자 회담의 실무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한 것도 운전자로서의 문 대통령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진짜 영웅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을 정도다.

비핵화 담판이라는 큰 능선을 넘은 한반도 운전자론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도 재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6·12 미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과 체제안전 보장 방식 등이 빠짐으로써 후속 회담과 논의가 더욱 중요해졌다.

◇운전대 틀어 쥔 문 대통령=운전자론이 본격화한 계기는 베를린 선언이다.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청 의사를 밝혔다. 도발을 이어오던 김 위원장이 이에 화답해 신년사를 통해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히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평창올림픽 참석 계기로 방남했고, 이어 3월 초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의 방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목표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도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대화의 테이블로 불러들이는데 공을 들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열차 탑승을 결정하면서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미북 간 논의가 시작돼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가 확정됐다.

그러나 미북 간 신경전 과정에서 미북 간 이상 징후가 나타났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한미 정상회담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촉구해 회담을 본궤도로 돌려 놓는데 성공, 6·12 미북정상회담에 이르렀다.

◇후속 회담 중재 등 '판 관리' 및 종전선언 주도= 2차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된 만큼 문 대통령은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재회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 간 대화 채널이 구축됐지만 양쪽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중재가 보다 효율적이라는 점은 싱가포르 회담 성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또 '싱가포르 선언' 이행과정에서 양측 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마찰도 예상돼 문 대통령의 '판 관리'가 절실해졌다.

미북 간 논의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더욱더 정교한 중재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원칙과 방법론에 합의했고 각론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디테일에 강한 문 대통령 스타일이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 정상회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의 문을 연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미북이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에 합의한 만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박미영기자 mypar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