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상 완전합의 불발된 듯
예상보다 일찍 싱가포르 입성
세기적 합의도출 기대감 커져
예상보다 일찍 싱가포르 입성
세기적 합의도출 기대감 커져
미북 정상이 불과 500여m 떨어져 있는 곳에 머무르며 오는 12일 '본 게임'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전 협상에서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청와대도 싱가포르에서 미북 간 중재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현지로 떠났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싱가포르로 출국하며 "회담 관계자들과 협의가 필요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대응체제를 항상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은 그동안 특사와 고위급을 통한 '대리전'을 펼쳐왔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북한, 미국, 판문점 등에서 날아오는 '소식'에 의존해 협상을 준비한 셈이다. 그러나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 함께 머무르게 되면 양측 실무 협상을 지휘하며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입장이나 의중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세기적 합의'를 도출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 필요하다면 '비밀 회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 함께 머무르는 시간·공간적 이점을 활용할 것이란 얘기다. 타국에서 이뤄지는 정상회담인 만큼 컨디션 관리도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교환하는 큰 틀의 합의를 전제로 각각의 방식과 수준, 그리고 타임 테이블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싱가포르로 향하기 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한 번의 기회"라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에게 싱가포르 회담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수용하라는 촉구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교 수교, 종전 선언 등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 등에 대한 약속도 되풀이했다.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관계를 맺고, 이후 과정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해 추가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김 위원장이 이에 상응하는 보따리를 갖고 왔을지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CVID를 명문화하지 않고 'CVD'만이라도 약속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상응하는 체제 안전 방안을 약속하고 추가 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이 '2020년까지 비핵화 완성'이라는 통 큰 합의를 한다면 향후 세부적 합의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사업가형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과 파격 제안을 서슴지 않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로 봤을 때 이번 싱가포르 회담에서 '원샷 합의'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