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해소나선 한화… 지주사전환 정공법 택했다

한화, 책임경영 강화 조직개편
3남 100% 지분 '에이치솔루션'
합병 '시스템' 보유지분 낮추기로
이사회 중심 독립경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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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해소나선 한화… 지주사전환 정공법 택했다

한화 S&C·시스템 합병
한화그룹이 한화 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고 최상위 지배회사인 한화를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내 IT서비스 업체인 한화S&C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한 만큼, 앞으로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정공법으로 경영승계 작업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31일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합병법인은 오는 8월 '한화시스템'이라는 사명으로 새 출발한다.

이와 함께 한화S&C의 기존 지배회사였던 에이치솔루션은 합병 한화시스템 보유지분 11.6%를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해 지분율을 14.5%까지 낮추기로 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 김동선 씨(25%)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미만으로 내려가는 비상장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한화S&C는 2013년에 55.3% 수준이었던 내부 매출 비중이 지난해 80.8%까지 늘어나면서 오너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커졌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한화그룹은 이에 대한 대책을 이달 말까지 내놓겠다고 앞서 밝혔다.

한화그룹은 또 이사회 중심의 경영과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하는 동시에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제 활성화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개편해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주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면서 이사회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도 선임하기로 했다.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없앤 것처럼 그룹의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최상위 지배회사인 한화가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로 했다. 대신 그룹 차원의 대외소통 강화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준법경영 강화를 위해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각각 신설키로 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은 이홍훈 전 대법관이 맡는다.

한화그룹이 이번 조치 후 어떤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한화시스템에 대한 세 아들의 지분이 낮아지면, 한화시스템 상장 후 세 아들이 지분을 매각해도,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상속에 대한 상속세를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배회사 한화의 김 회장 지분(보통주) 22.6%는 31일 종가 기준으로 약 6조1120억원이며, 최고 상속 세율 50%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내려면 4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로선 경영권 승계의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런 만큼 시간을 두고 점진적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승계 준비를 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최근 몇 차례의 건강 이상설이 나오긴 했지만, 김 회장의 나이가 아직 만 66세라 아들에게 경영수업을 더 시키는 방식으로 몇 년 더 총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또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해소를 위해 중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재계에서는 형제가 일반지주와 금융지주를 나눠 소유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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