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업경쟁력 복원 시급하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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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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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업경쟁력 복원 시급하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최근 우리 경제는 물론 기업의 경쟁력도 점점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런 평가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여줬던 우리 경제 및 기업 경쟁력과 최근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1997년 아시아외환위기와 같은 글로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우리 경제의 복원력이 앞으로도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여부다.

앞으로 10년 후, 2028년부터 전개될 글로벌 아시아시대를 대비한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해 온 힘의 원천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1870년부터 1913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세계 경제는 '산업혁명'에 힘입어 발명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끽했다. 발명이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키고 이런 산업 기술이 경제를 주도했던 '산업혁명' 시대의 힘은 산업을 일으키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산업적 풍요는 국가권력을 강화시켜 결국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어야 했고 세계경제는 피폐해 졌다. 1차,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국가와 이에 대항하는 국가 간의 힘의 대결이 펼쳐졌던 '국가혁명' 시대에는 개별 국가의 힘이 곧 세계경제를 이끄는 힘이 됐다.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계는 평화와 번영에 대한 갈망이 앞섰고, 이 갈망은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주체로 등장한 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의 물결을 타고 현실화되기 시작됐다. 즉 기업이 세계 인류를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세계경제 발전의 엔진이 되는 '기업혁명' 시대를 이끌고 나갔다. 그러나 기업도 치열한 경쟁 하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더 이상 기업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기에는 힘이 부치기 시작했다. 결국 20세기말을 기점으로 '기업혁명'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단절의 시대'가 21세기 문을 서서히 열기 시작했다.

2000년이 시작되면서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힘은 기업에서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시장혁명' 시대가 개막됐다. 1997년 아시아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가도, 산업도, 기업도 시장 앞에서는 무력화될 수 밖에 없었다. 즉 이제는 시장의 힘을 얻지 못하면 국가, 산업, 기업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기업혁명' 시대에 길들어진 기업은 '시장혁명' 시대가 전개되고 있음에도 아직도 기업의 막강한 힘만을 믿고 엄청난 세계경제 변화를 이겨보려고 버티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은 급격한 시장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 경쟁만 하고 있다.

20세기 기업은 시장을 외면한 체 기업의 커다란 변화 없이도 내부 근력을 키우면 살아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시장혁명' 시대에서는 제 아무리 기업이 근력을 키운다 하더라도 시장을 외면한다면 시장 변화의 커다란 파도 속에 침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글로벌 아시아시대의 리더십을 갖추기 위한 '시장혁명' 시대에 적합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혁명' 시대를 이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우리 기업은 무엇보다도 시장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시장과 함께 하는 성장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소비자, 경쟁자 등과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에 부합한 핵심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친다 하더라도 시장을 존중하는 기업은 위기에 처할지 언정 시장으로부터 복원력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과 같이 시장보다는 기업 자신의 능력에만 의존한다면 단 한번의 위기에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또한 시장을 외면한 기업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더 이상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이 원하지 않는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데도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는 기업은 스스로 복원될 수 없는 엄청난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국내 시장도 작은데 국내 시장에만 매몰돼 의미 없는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도 지금이라도 글로벌 시각을 가지고 광활한 시장을 품으려는 도전을 해야만 시장으로부터 경쟁력과 복원력을 창출할 수 있다.

'시장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기업가정신은 '기업혁명' 시대의 우월감이 아니라 시장과 함께하는 겸손함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하루 빨리 시장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장과 더불어 성장하는 상생의 미를 추구해야 한다. 우리 정부 역시 시장 중심적 정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과 공존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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