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친화적 정책 전환 필요"
정부의 안이한 인식 지적도
정부의 안이한 인식 지적도
'소득 양극화' 경제전문가 진단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계 수입 격차가 역대 최대로 드러나면서,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4일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대해 "70세 이상 노인 인구 급증과 2~3년 전부터 이어진 추세적 일용직 고용부진 그리고 자영업자의 과당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드 여파로 인한 숙박·음식업 불황과 일부 기업의 지난해 실적 호조에 따른 특별상여금 지급이 1분기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대해서는 "몇 달의 통계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며 "최저임금이 이유라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이며 좀 더 시간을 갖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은 다르다. 70세 이상 노인 인구 증가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1분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일용직 고용 부진 역시 추세적 흐름인 만큼 일시적으로 이렇게까지 소득 격차가 벌어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실제 본지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 상위 20%에 해달하는 5분위와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가계 소득 격차는 올해 유독 심화됐다. 2012년 고소득층 수입이 저소득층 보다 697만 4900원 많았는데 2017년 789만2000원(5분위 929만400원-1분위 139만8400원)에서 2018년에는 886만5000원(1015만1700원-128만6700원)으로 무려 97만3000원이 증가했다. 소득격차 증가액이 매년 10만원~20만원 정도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 폭이 100만원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저소득층이 해고된 것이 소득격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시간 단축 정책이 저소득층 고용 상황을 더 악화시켜 소득 기반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없어진 사람들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라고 꼬집었고,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보다 더 적게 받더라도 일하겠다는 이들의 일자리를 없앤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보다 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민간의 일자리 확충을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김기흥 교수는 "기업들이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성태윤 교수는 "기업의 비용을 높였던 기존 정책들을 다시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거들었다.
세종=권대경·황병서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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