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일괄타결 - 동시이행' 거론
사실상 미·북 방식 절충안인 듯
김정은 답 촉구 회담 주도 전략
남 취재 허용한 북… 긍정 모양새
사실상 미·북 방식 절충안인 듯
김정은 답 촉구 회담 주도 전략
남 취재 허용한 북… 긍정 모양새
트럼프 대통령(왼쪽)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두발언과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는 단계적 해결이 아닌 일괄타결(all-in-one)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는 한편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거나 연기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오른쪽은 배석한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 모두발언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되는 것이, 한꺼번에 '빅딜'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을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에 딜이 이뤄졌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미북정상)회담은 열리지 않거나 연기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전형적인 강온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일괄타결-동시이행 방식은 핵 폐기와 그에 따른 체제보장·보상 시기 및 단계를 최소화하는 로드맵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비핵화 과정을 세분화해 과정의 이행 시 보상이 뒤따르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일괄타결-동시이행 방식으로 핵 폐기에 따른 경제적 보상 단계를 크게 단축한다면 북한에도 크게 불리하지는 않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일괄타결 방식은 양쪽의 입장 차이를 좁히려는 절충안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의 취소 또는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최후통첩이자 신속한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미북정상회담까지 남은 한 달 안에 미북이 입장 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다. 미국은 이미 핵무기·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수개월 내에 반출해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 기간을 약 6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쟁점은 미국이 핵무기 등의 반출 기간을 어느 정도로 책정할지, 북한에 대한 경제적 보상과 체제 안전 보장 문제를 놓고 양쪽이 어떻게 합의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은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23일 오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한 한국 기자들의 명단을 접수하고 방북을 허용했다.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후 일주일간 지속해온 대남 압박 정책을 서서히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비핵화 방식 등을 놓고 앞으로 한 달간 계속될 미북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대미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남북 간 통로를 열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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