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취약차주 149만명
소득 40%이상 이자상환 22%
기업 12%는 이자조차 못갚아
금리상승기 부채상환 '경고등'
소득 40%이상 이자상환 22%
기업 12%는 이자조차 못갚아
금리상승기 부채상환 '경고등'
가계대출 취약차주 상당수가 수입의 절반 정도를 이자 상환에 쏟아 붓고 있는 데다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기업 비중도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리인상기 마저 도래하면서 가계-기업 부채 부실화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기업, 가계 경제가 급격히 늘어나는 부채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가 세수는 해마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어가면서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은행, 통계청, LG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취약차주는 149만명으로 이 중 21.8%가 순수하게 이자를 갚는 데만 소득의 40% 이상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82조7000억원으로 다중채무자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인 신총부채상환비율(신DTI)이 시행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은 줄었지만, 이 수요가 일반대출로 옮겨가면서 지난 4월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늘었다. 한은에서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앞서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신규 가계대출이 중기적(5~7년 이후)으로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 가계대출 증가는 향후 한국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은은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최근 15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은은 23일 가계부채 1500조원 돌파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까지 더해져 대출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1분기 3.59%로 2015년 3분기(3.6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경기둔화, 고용쇼크 등 악재들을 감안해 금리인상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미국발 금리인상 효과로 이미 시장금리는 매달 큰폭으로 치솟고 있다.
또한 한은도 한미간 금리역전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하반기중에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국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상환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기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부채상환능력 취약 기업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1.8%까지 상승했다. 기업 10곳 중 최소 1곳은 영업활동으로 대출 이자는 물론 원금 상환도 못하고 있다. 2012년 부채상환능력 취약 기업은 14.2%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 8.8%로 감소했지만, 다시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별 부채상환능력 양극화도 심화됐다. 이자지급 능력이 낮은 기업들은 지난해 들어 부채상환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자지급능력이 백분율 순위 20%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16년 0.8이었다 지난해에는 0.5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와중에 단기차입금에 의존하는 기업 비중도 2012~2014년 41.0%에서 지난해 46.3%까지 치솟았다. 전체 기업의 절반 가량이 기존 제도권 기업대출 상품에 비해 높은 금리의 단기차입금에 의존하며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만약 만기가 집중된 시점에서 금융불안에 빠지거나 영업성과가 악화될 경우, 많은 수의 기업들이 단기 유동성 위기에 빠질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상승과 각종 대출규제는 가계대출 취약차주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기업 비용 구조가 나빠지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가계, 기업 모두 대출부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세수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3월 국세수입은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3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18조4000억원)와 소득세(3조7000억원)가 세수 증가를 견인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22일 한국은행, 통계청, LG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취약차주는 149만명으로 이 중 21.8%가 순수하게 이자를 갚는 데만 소득의 40% 이상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82조7000억원으로 다중채무자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인 신총부채상환비율(신DTI)이 시행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은 줄었지만, 이 수요가 일반대출로 옮겨가면서 지난 4월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늘었다. 한은에서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앞서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신규 가계대출이 중기적(5~7년 이후)으로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 가계대출 증가는 향후 한국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은은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최근 15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은은 23일 가계부채 1500조원 돌파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까지 더해져 대출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1분기 3.59%로 2015년 3분기(3.6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경기둔화, 고용쇼크 등 악재들을 감안해 금리인상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미국발 금리인상 효과로 이미 시장금리는 매달 큰폭으로 치솟고 있다.
또한 한은도 한미간 금리역전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하반기중에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국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상환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기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부채상환능력 취약 기업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1.8%까지 상승했다. 기업 10곳 중 최소 1곳은 영업활동으로 대출 이자는 물론 원금 상환도 못하고 있다. 2012년 부채상환능력 취약 기업은 14.2%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 8.8%로 감소했지만, 다시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별 부채상환능력 양극화도 심화됐다. 이자지급 능력이 낮은 기업들은 지난해 들어 부채상환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자지급능력이 백분율 순위 20%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16년 0.8이었다 지난해에는 0.5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와중에 단기차입금에 의존하는 기업 비중도 2012~2014년 41.0%에서 지난해 46.3%까지 치솟았다. 전체 기업의 절반 가량이 기존 제도권 기업대출 상품에 비해 높은 금리의 단기차입금에 의존하며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만약 만기가 집중된 시점에서 금융불안에 빠지거나 영업성과가 악화될 경우, 많은 수의 기업들이 단기 유동성 위기에 빠질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상승과 각종 대출규제는 가계대출 취약차주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기업 비용 구조가 나빠지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가계, 기업 모두 대출부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세수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3월 국세수입은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3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18조4000억원)와 소득세(3조7000억원)가 세수 증가를 견인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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