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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의 경기 낙관론… 과연 믿을 수 있나

 

입력: 2018-05-16 18:00
[2018년 05월 17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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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중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눈길이 간다. 김 부의장은 "여러 지표로 볼 때 경기는 오히려 침체국면 초입 단계에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국가미래연구원에 기고한 글에 공감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서비스업 일부가 개선된 부분을 빼면 생산, 투자, 수출이 감소해 회복 흐름이라 볼 수 없다고 봤다. 여러 지표를 종합할 때 "회복 흐름이라는 정부의 경기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두 부의장의 이력은 그의 말을 허투루 흘리기 어렵게 한다. 서강대 석좌교수를 역임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설계자로 변신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J노믹스'를 설계한 인물로 꼽힌다. 그 누구보다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성공을 원하는 학자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정부의 공식 견해를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숫자로 뒷받침되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고용동향 속 지표들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취업자 증가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낮아졌다. 특히 2017년 6월부터 10개월 연속 취업자가 증가했던 제조업에서 지난달 6만8000명이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고용악화에 대해 낙관적인 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인구구조 문제"라는 입장이다. 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1991~1996년생)가 노동시장에 대거 진입하고 있으니 당분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달 11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한국경제 상황을 진단하며 '회복 흐름'이라는 표현을 뺀 채 공표했다 무슨 까닭인지 다시 집어넣었다. 그린북의 경기진단에서 '회복'이란 단어는 아무렇게나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락가락하며 신뢰 상실을 자초했다.

한국은행의 경기인식은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수출 호조, 소비와 설비투자의 양호한 흐름을 이유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봤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낙관의 토대가 튼튼하지 않다. 무엇보다 수출에서 '반도체 편중'을 빼면 역성장이 우려된다.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 비중은 매년 높아지다 급기야 올해 1~4월 평균 20.1%를 기록했다. 지금이야 반도체 부문이 '수퍼 사이클'(초장기 호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것이 꺼질 때 닥쳐 올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게다가 지난 3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줄었다. 2016년 1월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다.

16일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상장사 1분기 실적에서도 '반도체 착시'의 심각성을 읽을 수 있다. 겉으론 매출액 등이 모두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정부는 일견 좋아 보이는 전체 지표만 강조하고 있다. 유리한 '총론'만 내세우며 반도체 편중 등과 같은 불리한 '각론'을 외면하려 한다. 그러는 사이, 또 다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이제라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경제지표를 들여다 보며 미래 충격에 대비해야 하는 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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