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무선실적 악화 영향
정부 통신비 인하 규제 강화까지
어르신 요금감면·5G투자도 부담
보편요금제 적용땐 영업익 60%↓
정부 통신비 인하 규제 강화까지
어르신 요금감면·5G투자도 부담
보편요금제 적용땐 영업익 60%↓
지난 1분기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인 'K-IFRS 1115호'를 적용한 탓이 크다. 여기에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인한 무선실적 악화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문제는 이통3사 입장에서는 이게 시작이라는 점이다. 선택약정가입자의 증가와 어르신 이통요금 감면확대,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에 보편요금제라는 암초까지 올해 내내 실적에 부담을 줄 요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4조1815억원과 3255억원, 5조7102억원과 3971억원, 2조9799억원과 18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각각 20.7%, 4.8%, 7.5%로 일제히 하락했다.
영업이익의 급감은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이 결정적이었다. 기존에 각각 차감했던 단말지원금과 요금할인을 하나로 간주해 비율이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연결실적에 반영된다. 또 한 번에 처리했던 마케팅 비용도 새 회계기준에서는 사용자의 가입 기간에 따라 분산 적용된다. 업계는 앞으로 2~3년 정도는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가장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진 SK텔레콤의 경우 새 회계기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액이 850억원이나 됐다.
이통3사의 앞날이 더 부정적인 것은 실적 악화의 요인이 또 있어서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규제로 인한 영향도 컸다. 지난해 9월 20%에서 25%로 선택약정할인율을 높였고 올 들어 이 할인율로 가입한 사용자가 대폭 늘어 실적에 부담을 줬다. 특히 약정기간이 6개월 이하인 가입자까지 할인율을 25%로 조정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의 경우 25%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에 달해 부담이 가장 크게 받았다. 특히 지난 3월 KT를 마지막으로 이통 3사 모두 남은 약정 기간에 관계 없이 추가로 약정하면 25%로 할인율을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25% 선택약정 가입자 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통사의 부담은 더 커질 상황이다.
이통사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은 더 있다. 정부의 어르신 이통요금 감면확대로 이통사들은 기존 연 4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감면액이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가 6월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통사의 실적에 빨간불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보편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연간 1조원에서 최대 2조2000억원까지 통신비가 절감된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보편요금제가 실행될 경우 3사 영업이익의 60%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통사들은 이런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로 인한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올 들어 무약정제도를 개편하고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을 유예했다. 일부 이통사는 로밍 요금제를 개편하고 멤버십 한도도 없앴다. 또 더 낮은 요금제 출시까지 검토하고 있다.
5G 투자라는 부담도 있다. 6월 진행되는 5G 주파수 경매의 시작가는 약 3조3000억원으로 경매 상황에 따라 더 높아질 수 있다. 5G 기지국을 비롯한 장비 구축에도 막대한 투자가 뒤따른다. 업계는 5G 망 투자비를 15조~17조 수준이었던 4세대 이동통신(LTE)의 2~3배로 추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KT의 필수설비 이용 대가도 치러야 한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올 한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5G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점에서 통신사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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