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남북 협력 `10년 넘는 큰 그림` 그려야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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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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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남북 협력 `10년 넘는 큰 그림` 그려야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정상 회담을 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쉬운 일이 이제야 이뤄지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내 생전에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하는 전율도 느꼈다. 이번 남북정상 회담은 남북 정상간의 노력으로 성사될 수 있었지만 더 나아가서는 우리 이웃들의 도움이 있어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대축제를 지켜 보았던 같다. '평화와 번영'을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 시작을 알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남북간의 문제를 뛰어넘어 세계의 관심으로 승화돼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회담을 통한 남북간의 약속에서 이를 지키지 않는 측은 전 세계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막중한 부담을 느낄 것이다.

향후 남북간 평화를 위한 노력은 지금까지 체결된 남북간 약속을 쉽게 저버렸던 과거와는 다르게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 기대된다. 이런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지원과 사랑이 뒷받침돼야 하고 또한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남북간 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에 대한 열렬한 응원이 있어야 한다.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 국가로서 남북한 정상은 물론 구성원 모두 더 이상 동족 간의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평화와 번영에 대한 절실함을 보여줘야 한다. 향후 추진될 미국,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일본, EU 등과의 협상에서도 남북한은 우리의 진솔한 입장을 역설하고 세계 속 한반도의 미래지향적 역할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10년 후 다가올 글로벌 아시아시대에서 남북한이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 바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글로벌 아시아시대에 한반도는 위로는 중국과 러시아, 아래로는 일본을 잇는 하나의 축, 그리고 EU와 미국을 좌우로 잇는 또 다른 축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세계 경제 부흥을 견인하는 십자축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십자축을 움직여 나갈 몸통인 한반도가 남북 협력으로 제 힘을 받게 된다면 동북아는 물론 세계 경제의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부터 '평화와 번영'을 성취하기 위해 유럽국가들은 유럽 시장 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지난 70여년 간 해오고 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동유럽 10개국이 EU에 가입하면서 평화를 위한 대연합은 결실을 맺고 있다. 그러나 유럽국가들의 번영을 위한 노력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각 국가간의 경제적 격차,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적 침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한 영국은 EU에서 곧 정식으로 탈퇴할 것이며 다른 EU 국가의 추가 탈퇴에 대한 움직임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EU의 경우를 볼 때, 결국 평화는 유럽 국가간 연대를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진정한 연합을 위해서는 번영이라는 충분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간 경제협력에 관한 사항이 일부 논의되긴 했지만 향후 우리는 남북 경제협력에 관한 논의를 더욱 활발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남북 협력을 통한 번영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 상조일지 모르지만 글로벌 아시아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향후 10년간의 큰 그림을 지금부터 그릴 필요가 있다. 이미 정부는 동해안, 서해안 그리고 중부를 잇는 H축 구상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 협력이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큰 물결에 편승하기 위해서는 H축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십자축을 함께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북 협력이 남북만의 협력이 아니라 세계 번영을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되어 전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남북한은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서로의 따뜻함을 나누는 연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간 협력의 성과를 위해 역시 세계와 소통하고 협력하고 연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둘째, 평화를 위한 남북간 정치적 협력이 당분간 근간을 이루겠지만 이를 뛰어넘는 번영을 위한 경제적 협력에도 방점을 둬야 한다. 한반도 산업구조 조정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무경계에서 비롯된 융합의 산업적 대폭발이 남북 경제협력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적 평화를 추구하는 공동 번영을 구현할 수 있다.

1945년 해방 이후 지금까지 70여년간 우리 민족은 파란만장한 역사적 경험을 해오고 있다. 때로는 어둠이, 때로는 희망이, 그리고 때로는 체념이 교차하는 한 세대가 겪기에는 너무 가혹한 역사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려온 것이 현실이다. 이런 한반도 역사의 롤러코스터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와 번영의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힘차게 달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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