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만위, 삼성전자에 제안
제품·제조사명 아닌 성분 나열
직업병 관련성 여부 결론은 유보
제품·제조사명 아닌 성분 나열
직업병 관련성 여부 결론은 유보
삼성 옴부즈만위원회가 전문가 참여를 전제로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의 화학물질 리스트를 공개할 것을 삼성전자 측에 제안했다. 다만 기술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화학물질 제품명이나 제조사명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며, 공장에 사용하는 기초 화학 성분만 나열해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작업환경을 분석한 결과 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고, 일부 검출된 물질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작업장 화학물질과 직업병 연관성에 대해선 사실상 판단이 불가능하다며, 장기적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 옴부즈만위원회는 25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에 대한 종합진단 결과와 개선방안을 밝혔다.
이철기 옴부즈만위원장은 "영업비밀이라는 판단은 사업자가 요건에 맞춰 하는 것인데, 이를 이유로 (화학물질 공개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저희는 전향적으로 공개하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공개 방안과 관련해선 전문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전 산업적 성격의 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서 화학물질 정보공개 방식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근로자의 알 권리를 존중해 사업장의 정보 공개 범위와 수준을 확대하라는 주장이다. 다만 화학물질 공개 범위에 대해서는 제품명까진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이 위원장은 "제품명까지 공개하는 것은 핵심 기술을 통째로 중국 등에 유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삼성전자가 제공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유해물질이 법적 노출 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없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기흥과 온양, 아산 등 그나마 가장 오래된 공장을 표본으로 직접 조사도 해봤지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화학물질, 방사능, 전자파 노출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기흥·화성, 온양, 아산 사업장에 대한 유해물질 유출과 직업병과의 관련성을 입증하진 못했다. 옴부즈만위는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암 등의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 인과관계에 대해 통계의 유의성과 연구 간 이질성 등의 문제로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대신 반도체와 LCD 사업장 재직자뿐 아니라 퇴직자와 보상 대상자를 포함한 코호트(5년 또는 10년 단위로 구분한 특정 집단 연구)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 2차 자료와 연계해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사망위험 간의 관련성을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할 것으로 제안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퇴직자 정보 파악에 대한 어려움과 물리적 시간과 자료 부족 등으로 실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실험은 있는 그대로 했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연구진들은 전문가들을 만나서 최적의 방법론에 대한 토론을 거쳤고 그 결과가 지금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제안을 충실히 검토해 세부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옴부즈만위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론권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서는 삼성전자가 옴부즈만위에 정보를 제대로 공개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옴부즈만위 물리화학물질팀에 참여한 김판기 용인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애초 10년 치 자료를 요청했는데 (삼성으로부터) 받은 것은 3년 치였다"면서 "10년 전 자료를 왜 주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만 분석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단 결과가 삼성전자의 자체 작업환경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발언을 신청해 "내부 직원이 측정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이건 전문 측정기관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반올림 관계자는 "그 기관은 사업자가 지정한 게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위원회는 작업환경을 분석한 결과 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고, 일부 검출된 물질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작업장 화학물질과 직업병 연관성에 대해선 사실상 판단이 불가능하다며, 장기적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 옴부즈만위원회는 25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에 대한 종합진단 결과와 개선방안을 밝혔다.
이철기 옴부즈만위원장은 "영업비밀이라는 판단은 사업자가 요건에 맞춰 하는 것인데, 이를 이유로 (화학물질 공개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저희는 전향적으로 공개하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공개 방안과 관련해선 전문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전 산업적 성격의 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서 화학물질 정보공개 방식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근로자의 알 권리를 존중해 사업장의 정보 공개 범위와 수준을 확대하라는 주장이다. 다만 화학물질 공개 범위에 대해서는 제품명까진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이 위원장은 "제품명까지 공개하는 것은 핵심 기술을 통째로 중국 등에 유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삼성전자가 제공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유해물질이 법적 노출 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없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기흥과 온양, 아산 등 그나마 가장 오래된 공장을 표본으로 직접 조사도 해봤지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화학물질, 방사능, 전자파 노출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기흥·화성, 온양, 아산 사업장에 대한 유해물질 유출과 직업병과의 관련성을 입증하진 못했다. 옴부즈만위는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암 등의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 인과관계에 대해 통계의 유의성과 연구 간 이질성 등의 문제로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대신 반도체와 LCD 사업장 재직자뿐 아니라 퇴직자와 보상 대상자를 포함한 코호트(5년 또는 10년 단위로 구분한 특정 집단 연구)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 2차 자료와 연계해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사망위험 간의 관련성을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할 것으로 제안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퇴직자 정보 파악에 대한 어려움과 물리적 시간과 자료 부족 등으로 실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실험은 있는 그대로 했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연구진들은 전문가들을 만나서 최적의 방법론에 대한 토론을 거쳤고 그 결과가 지금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제안을 충실히 검토해 세부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옴부즈만위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론권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서는 삼성전자가 옴부즈만위에 정보를 제대로 공개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옴부즈만위 물리화학물질팀에 참여한 김판기 용인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애초 10년 치 자료를 요청했는데 (삼성으로부터) 받은 것은 3년 치였다"면서 "10년 전 자료를 왜 주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만 분석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단 결과가 삼성전자의 자체 작업환경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발언을 신청해 "내부 직원이 측정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이건 전문 측정기관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반올림 관계자는 "그 기관은 사업자가 지정한 게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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