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항공운송에도 상당한 낙수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화물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고부가 제품 수출이 늘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25일 한국무역협회의 '우리나라 항공화물 수출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화물 수출액은 1750억 달러로 전년보다 30.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7.1%에서 30.5%로 3.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항공화물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8.1%의 고공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총 수출은 연평균 0.9% 성장했다.
무역협회는 항공화물 수출의 증가 요인으로 수출산업의 고도화,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 항공운송 다변화 등을 꼽았다. 항공화물 운송은 신속하면서 동시에 제품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고 파손 위험이 큰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품목별로 보면 최근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반도체 항공화물 수출액은 966억8900만 달러로 전체의 55.2%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372억9600만 달러나 증가한 숫자다. 반도체의 경우 전체 수출의 98.7%를 항공으로 운송한다. 무선통신기기만 수출액이 감소했을 뿐 컴퓨터 등 다른 IT기기 화물 수출액은 대부분 늘었다.
아울러 의약품과 화장품, 패션잡화 등도 항공수출 비중 증가에 이바지했다. 이는 바이오 산업의 고도화와 한류 영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홍콩, 베트남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전체의 32.1%를 차지하는 중국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지난해 561억 달러의 항공수출 실적을 기록, 전년보다 40.3% 증가했다. 베트남 역시 지난 5년간 34.6%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의 경우 작년 항공 수출액이 166억 달러로 전년보다 소폭(9.2%)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3%에서 9.5%로 줄었다. 싱가포르는 상위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항공수출이 전년보다 줄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IT제품의 약진과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로 항공화물 수출은 증가세"라며 "수출기업은 항공운송 계약 과정에서 협상력 제고를 위해 포워드(화주들의 물량을 모아서 보내는) 업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