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핵심 '배열' 관련 대안 없어
네이버는 25일 댓글 공감·비공감 클릭수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1차 댓글 정책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포털에서 댓글 조작이 쉽게 일어나게 하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댓글 배열'과 관련한 개선안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또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통한 댓글 조작 등 어뷰징에 대응할 기술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네이버는 이날부터 24시간 동안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 수를 50개로 제한했다. 또 하나의 계정으로 동일한 기사에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는 3개로 제한했다. 하루에 하나의 계정으로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를 20개로 제한한 기존 정책을 강화한 것이다. 동시에 댓글을 단 뒤 10초가 지나야 다음 댓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을 60초가 지나야 쓸 수 있도록 했다. 연속 공감·비공감 클릭 시에도 10초의 간격을 뒀다.
이는 논란의 시발점이 된 드루킹 사건이 댓글 추천을 반복적으로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댓글의 공감수를 올려 댓글이 상단에 노출되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번 개선책을 내놓으면서 댓글 배열 정책은 변경하지 않았다. 이에 5월 열릴 댓글정책 이용자 패널에서 댓글 배열 알고리즘, 기술적 대응 조치 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의 경우 이달 중순부터 포털 다음에 같은 댓글을 반복해서 작성하는 아이디에 대해 장시간 댓글 작성을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다음에선 한 아이디가 같은 댓글을 두 번 쓰면 문자인증 보안기술인 '캡차'를 적용해 댓글을 다는 주체가 사람인지 '매크로' 프로그램인지 가려낸다. 캡차를 뚫고도 같은 댓글을 쓰면 어뷰징으로 인식돼 2시간 동안 댓글을 못 쓰게 된다. 2시간이 지난 후에도 같은 댓글을 작성하려는 시도를 계속하면 24시간 동안 댓글을 달 수 없게 제재한다.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단순히 공감·비공감 수를 제한하는 것뿐 아니라 댓글 배열 알고리즘을 손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한 개선안과 기술적 조치를 어떻게 강화할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함께 제시해야 댓글 조작과 관련한 거센 논란이 잦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배열과 관련해서는 '순공감순'을 '최신순'으로 바꾸는 정도의 단순한 수준이 아니라 여러 측면을 고려한 정밀한 안을 내놓기 위해 댓글정책 이용자 패널과 논의 중"이라며 "특정 댓글들만 상위에 계속 노출되는 구조 때문에 댓글 조작이 일어난다는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대안을 5월 중순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답변하긴 어려우나 언론사·유관기관과 협의해 다각적으로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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