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보다 허가절차 간단 장점
시장 입지 확보도 비교적 쉬워
중국·인도산보다 품질도 우위
시장 입지 확보도 비교적 쉬워
중국·인도산보다 품질도 우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복제약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복제약은 신약에 비해 허가 절차가 간단하고 전략에 따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발기부전 치료제로 꼽히는 '비아그라'의 국내 매출을 복제약이 넘어선 것은 복제약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사들은 복제약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램시마'도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4분기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52%로 오리지널을 넘어섰다. 또 휴온스는 치과용 국소 마취제 '리도카인'으로 태국 시장에서 6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도카인의 복제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특히 기존 리도카인 주사제 독점 업체인 미국 호스피라가 제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휴온스는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 미국 리도카인 시장에 제품을 독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대웅제약도 작년 4월 항생제 복제약 '메로페넴'을 미국에서 출시했다. 국내 개발 복제약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첫 사례다.
중증 박테리아 감염부터 일반 감염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카바페넴 계열 메로페넴 항생제는 미국에서 2015년 기준 약 1억4500만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메로페넴 계열 항생제는 미국에서 잦은 품절 사태를 겪고 있어 대웅제약은 메로페넴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미국·독일 제약사와 지난 2월 잇따라 안과 부문 복제약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글렌마크에는 녹내장 치료제, 항알러지제 등 6품목을, 독일 옴니비전에는 녹내장 치료제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 회사 측은 지난 2016년 미국 BPI와 체결한 점안제 수출 계약을 포함하면 향후 미국에서 10년간 약 1조1000억원, 유럽에서 1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 수준의 외형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월 대만 이노파막스와 조영제 '가도부트롤'의 815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엔지켐생명과학에 따르면 MRI 검사에 사용되는 조영제는 최근 독성 문제로 인명 사고가 일어나면서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조영제의 추가 등록 금지와 판매 중지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은 비싸지만 독성이 적은 조영제 제품으로 시장 흐름이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맞춰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조영제 가도부트롤을 상용화해 유럽·일본·미국 등에서 품질인증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윤석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 팀장은 "국산 제네릭(복제약)은 가격 면에선 중국·인도산과 경쟁하기 어렵지만 품질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어 세계적으로 신뢰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리지널에 준하는 품질을 갖고 있으면서 가격은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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