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대비 영업익 27%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장 견인
전자·IT 쏠림 현상 심화 우려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장 견인
전자·IT 쏠림 현상 심화 우려도
최근 각종 오너 리스크 논란 속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제조 대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반도체 등 전자·IT(정보기술) 업종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반면 자동차 업종은 후퇴했다. 작년에 비해 전자·IT 제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와이즈에프엔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50위 가운데 23개의 제조 대기업의 1분기 실적 예상치 평균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203조3242억원, 영업이익 28조6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7%, 26.7% 각각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전자·IT 제조업체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이달 초 올 1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 4분기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작년(2조4676억원)의 배에 이르는 4조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세가 실적을 견인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을 깨고 사상 두 번째에 해당하는 1조10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이달 초 잠정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여파로 1분기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 것을 제외하면 IT·전자업계는 대부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정유·화학·철강 등 소재 업계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포스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에쓰오일, 현대제철 등 6개 대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고 영업이익은 5.2% 줄었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은 늘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철강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세계 경기 회복 영향으로 소재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반대로 자동차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등 자동차 관련 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합계는 1조97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1%나 줄었다. 신흥 시장 개척과 전기·자율주행차 등 미래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제조업 분야에서 전자·IT 업종에 대한 이익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23개 시총 상위 제조 대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7개 전자·IT 업체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무려 74.7%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 비중은 63.6%였다. 재계에선 반도체 호황이 주춤하는 내년 이후 성장동력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동차와 정유·화학, 조선·철강 등 기존 주력 산업뿐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영역에서도 중국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 절실하다.
바이오 산업이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 미국과 유럽 등과의 차이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비유하자면 더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월동 준비는 작년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이 와중에 정치권 압박과 일부 재계 총수들의 악행에 따른 비난 여론 등 경영 외적인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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