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G20 재무장관 회의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 기간과 범위가 이르면 다음 달 초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분기별 순차적 공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지만 정부 희망과 달리 공개 주기가 더 단축되거나 한번에 다 공개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개입 공개는 점진적으로 또 독자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개입 내역 공개는 우리처럼 성숙한 경제와 외환시장을 가진 나라는 해야 할 일"이라며 "점진적으로 하면서 시장에 연착륙 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결정 자체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미국 그리고 주요 20개국(G20)과 대화도 하고 요구도 받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환율주권을 강조했다.
이어 김 부총리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쏠림이 있으면 정부가 대처한다는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분히 환율주권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다. 나아가 김 부총리는 "시장에 잘 적응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시기는 너무 뒤로 안 가도 되는 만큼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다음 달 발표를 시사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준용해 3개월 단위 3개월 시차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방법은 우선 순매수 내역을 공개하고 점진적으로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기세력이 정부의 개입 내용을 악용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매수·매도 내용을 모두 공개하면 투기세력이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패턴을 읽고 투기적 거래를 손쉽게 할 수 있다"며 "일반에 모두 공표되면 정책 당국의 부담이 지금보다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권대경·조은애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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