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댓글 여론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환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댓글 조작을 주도한 김모(필명 드루킹)씨와 주변인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다른 압수물 분석이 이뤄지는 대로 조만간 김 의원의 소환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김 의원이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 인터넷 주소(URL)를 드루킹에게 보낸 것을 확인했다. 이 청장은 "기사 주소를 보낸 의도는 물론 두 사람의 관계를 포함해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또 언론에 김 의원과 드루킹의 연관성을 잘못 전달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거의 읽지 않았다. 김 의원은 드루킹에게 매우 드물게 '고맙다'는 의례적 인사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추가조사에서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URL을 보내면서 '홍보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덧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청장이 언론에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것이다. 이 청장은 "간담회 당일 사실과 다른 말씀을 드린 것은 경위를 떠나서 수사 최종책임자이자 지휘관인 제 불찰"이라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청장은 "기자 간담회 이후 URL에 대한 내용을 보고받았다"며 "즉각적으로 알리고 바로잡았어야 하는데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아울러 이 청장은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그는 "언론과 국회 등에서 김 의원을 보호하려고 사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러나 경찰 조직에서 한두 명이 사건을 속이거나 은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막중한 사안이니 철저히 수사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경수 의원이 20일 오전 부인 김정순씨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