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선 전자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
![[DT광장] 3D프린팅 기반 미래먹거리 전략 세워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4/2018041902102351056001[1].jpg "[DT광장] 3D프린팅 기반 미래먹거리 전략 세워야")
3D프린팅 기술이 제조 기술로서의 가능성이 부각된 지 10년 정도 됐다. 3D프린팅의 1차 혁명은 2012년 미국 GE의 항공 엔진 연료 분사 노즐로, 2015년 FAA 승인이 완료됐다. 3D프린팅의 2차 혁명은 독일 지멘스의 가스 터빈 날개로, 2017년 발전소에 장착 운영됐다. 국내 대기업에서도 이 시점부터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 GE사는 대략 10년 전, 당시 10조 달러(원화 약 1경원) 수준의 세계 제조시장에서 GE가 1%(원화로 약 100조원)의 확보를 목표로 3D프린팅 기술의 전략 로드맵을 수립했다. 3D프린팅이 제조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1%만 확보해도 수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이 미래먹거리 후보로 3D프린팅 기반의 제조시장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국내 3D프린팅 제조 현실은 어떠한가. 만약 GE의 연료 분사 노즐처럼 혁신 설계의 도면을 확보했다고 가정하자. 기존 제조라고 하면, 숙련된 주조 전문가를 섭외하고, 8000회를 보증하는 주조 틀(주형)을 제작한 후, 쇳물을 주형에 부어 생산하는 방식의 검토가 가능하다. 하지만 3D프린팅의 경우 전문가의 섭외, 투자금액의 산정은 물론 제조성공의 보증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경험이 많은 서비스 뷰로(Service Bureau)가 포진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GE의 연료 노즐과 같은 혁신 설계를 제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MS워드나 아래한글에서 작성한 문서를 실제 프린터로 출력해 보면 동일하게 종이에 출력된다. 이와 유사하게 PC 화면에 보이는 3D형상을 3D프린터로 출력하면 동일하게 3D물체가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설계 재현성(Design Reproducibility)'은 '설계 도면을 입력하면 도면과 동일한 실물이 출력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2D프린터와 달리 3D프린터는 아직 설계 재현성을 구현하는 기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따라서 3D프린팅에 기술이 많이 투입됐고 기술이 완숙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분명한 오해다. 이에 따라 3D프린팅 기술이 그동안 장비, 소재, SW의 개별 기술 위주로 연구돼 왔지만, 최근 이들 기술이 융합된 복합기술의 연구와 범용장비보다는 대상 제품에 특화된 장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제 3D프린팅 제조의 설계 재현성 기술 확보를 위해 '인 하우스(In-house)전략'을 도입해야 한다. 즉, 공장 내에 3D프린팅 장비·소재·SW·공정·생산관리까지 제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일체화된 설비 체계로 갖춰 두고, 혁신 설계를 기반으로 설계 전문가와 제조 전문가가 함께 제조까지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다(IDC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2년 내 인 하우스 형태의 3D프린팅 제조 전망이 65% 이상에 달했다). '인 하우스' 공장에서 수행되는 제조공정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제조를 지속할수록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그 기업의 '노하우'이자 '영업 비밀'이며, '축적의 시간'을 통해 누적되는 기술로 그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개발된 제품은 3D프린팅 제조의 활용사례가 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국가 경쟁력이 증대되고 일자리 또한 창출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엄연히 제조국가이며 전 세계적으로 큰 제조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국내 4차 산업혁명의 초점이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로 치중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이 크지 않아 서비스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제조국가로서, 3D프린팅을 필두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조기술에도 초점을 둬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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