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포럼] 증권시장 로보어드바이저 주목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4/2018041902102251033001[1].jpg "[포럼] 증권시장 로보어드바이저 주목해야")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산물로 이제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금융도 이러한 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증권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개발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이슈다.
미국의 연구자문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2018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로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사물과 소프트웨어 융합 및 클라우드 분산시스템 등을 꼽았고 금융투자업과 관련이 깊은 기계학습과 데이터 사이언스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금융투자는 고객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고객 성향을 파악하고 거래 목적과 정보를 제공하는 프런트-엔드(Front-end) 측면에서 데이터 입수, 구축 및 분석 등에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머신러닝 기반의 챗봇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일본의 다이와증권과 닛코증권 등이 자동 채팅서비스는 물론 주가분석을 통해 주식을 추천하는 기능을 자동화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많은 사례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업무는 로봇을 통해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금융시장에 대한 자료와 대안자료의 분석에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기계학습을 이용해 금융거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투자결정이나 계약체결 등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백-엔드(Back-end) 측면에서 위험여부를 판단하기도 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며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2016년 금융위의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자문형'과 '일임형'으로 구분하고 금융투자업무 적용분야를 제시한 바 있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로보어드바이저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온라인으로 정보를 취합하고, 고객과 금융시장 그리고 그 이상의 정보를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한 후에, 지도학습이나 강화학습 등의 기계학습을 실시한 결과에 따라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및 관리하는 통합적 자문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영국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도 로보 어드바이저로 인해 투자 고객층이 고액자산가에서 일반 부유대중으로 변화하고, 서비스 구조에 있어도 대면 서비스에서 비대면의 온라인 서비스로 전환되며, 비용구조 측면에서도 기존의 고비용 구조가 저비용 구조로 변화하게 된다는 예상한다.최근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태동기의 퓨어 로보(pure robo) 시대에서 과도기의 하이브리드(hybrid) RA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무의 전체 프로세스를 모두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직은 일임업무에 이르기에는 검토해야 할 문제가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인투자자의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이해도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투자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학습데이터가 생성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기계학습이나 딥러닝의 수행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에 의해 독립적인 자문 및 일임업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객에 대한 정보와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분야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장이 먼저 도래할 것이다. 2016년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와 독립투자자문업(IFA)제도가 도입돼 금융상품 제조·판매회사로부터 독립적인 금융투자자문이 가능해지는 환경이 됐다.
최근 자본법령상에서 투자자문 및 일임은 전문 자문인력에 의한 서면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로보어드바이저의 업무에 제한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는 문제가 제기되자, '테스트베드'를 거치는 경우에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고무적인 정책도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에 금융업권 간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금융분야의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오픈 뱅킹(open banking) 시스템처럼 고객중심의 선진개방형 금융서비스 통합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정책·제도적 방안의 마련과 필요한 수정이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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