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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의 과학세상] (648) 재활용 폐기물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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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대란은 환경부의 무능 탓… 오염 최소화 포장기술 개발 활용해야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이덕환의 과학세상] (648) 재활용 폐기물 대란


아파트 주민들이 애써 분리해놓았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재활용 업체들이 수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해버린 중국 탓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조처는 작년 7월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오히려 환경부가 미세먼지를 핑계로 지난 1월부터 부과한 폐기물의 소각·매립 부담금이 더 큰 문제였다. 분리수거 대란은 중국의 수입 금지가 아니라 환경부의 무능과 엇박자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우리는 1995년 세계 최초로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수거를 시작한 나라다. 국민들이 종량제의 비용 부담과 분리수거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였고, 정부가 효율적인 재활용 정책을 시행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부과금만 잔뜩 올려 국민들만 괴롭히고, 분리수거한 폐기물의 재활용은 영세 업체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 버렸다.

재활용 업체가 폐비닐 수거를 거부한 것은 중국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폐비닐 35만 톤은 전량을 국내에서 태워버린다. 비교적 깨끗한 60%의 폐비닐은 고형연료(SRF)로 가공해서 발전소·시멘트공장·제지공장 등에 연료로 공급하고, 이물질이 묻어있는 나머지 폐비닐은 소각하거나 매립해버렸다. 더욱이 대기업이 낸 부담금은 고형연료 생산에 투입되고, 폐비닐의 소각·매립은 고스란히 영세 업체에게 떠맡겨 버렸다. 폐지·폐플라스틱 수거권을 주겠다는 핑계로 비용까지 떠넘겨 버렸다고 한다. 이러려고 주민들에게 힘든 분리수거를 강요했는지 환경부에 묻고 싶은 형편이다.

한 해 90만 톤 이상 쏟아져 나오는 페트(PET)병을 비롯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실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25%인 23만 톤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제는 그 길도 막혀버렸고, 오히려 중국으로 가던 선진국의 폐플라스틱 중 일부가 싼 값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분리수거한 폐플라스틱·폐비닐은 원칙적으로 깨끗하게 세척해서 재사용(reuse)하거나 최소한의 화학 공정을 거쳐 건축자재·화학원자재 등으로 재활용(recycle)해야 한다. 연료로 쓰거나 소각·매립하는 것은 최하책이다. 문제는 재사용·재활용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생산과 활용 과정에서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재사용·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처음부터 생산하지 말아야 하고, 과잉 포장은 금지시켜야 한다. 환경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일이다.


우리의 재활용 기술이 유럽연합(EU) 수준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사실은 부끄러운 것이다. 우리가 발전용 고형연료에 대한 탁월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폐기물 1톤으로 생산하는 전력은 63kWh(킬로와트시)에 불과하다. 스웨덴의 고작 4.6%에 불과한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나마도 2017년 전체 발전량의 4.6%였다는 신재생 발전의 63.5%가 고형연료를 이용한 것이었다. 진정한 신재생 발전은 고작 1.7%뿐이었다는 뜻이다.
폐기물 재활용의 어려움이 분리수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주민들 때문이라는 지적은 용납할 수 없다. 주민들에게 무한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깨끗하게 닦는 일도 공짜가 아니다. 국가적으로 소중한 자원인 수돗물을 낭비해야 하고, 생활하수에 의한 수질 오염도 심각한 문제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부터 오염이 최소화되는 포장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포장 기술은 적극적으로 퇴출시켜야 한다. 화려한 페트병이나 강력 접착제를 사용하는 기업에게는 폐기물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더 무겁게 부담시켜야 한다.

분리수거한 폐기물을 태워버리는 수준의 소극적인 재활용은 최소화시켜야 한다. 폐기물을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하는 제도부터 확실하게 뜯어고쳐야 한다. 다른 나라의 폐기물을 수입해서 만든 목재 팰릿은 진정한 신재생이라고 할 수 없다. 영세한 재활용 업체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소비자만 괴롭히는 재활용 정책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이덕환(서강대 교수·탄소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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