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꿔 집값 좀 올려보자”…공공·임대 ‘네이밍 열풍’

“이름바꿔 집값 좀 올려보자”…공공·임대 ‘네이밍 열풍’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   입력: 2018-04-16 18:00
LH 단지명 변경·부영 로고 교체
브랜드명 어감 안좋아 바꾸기도
“이름바꿔 집값 좀 올려보자”…공공·임대 ‘네이밍 열풍’
수원 호매실 스위첸 능실마을 전경. 다음 로드뷰 캡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부영그룹 등이 지은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네이밍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민간 아파트에 비해 공사비가 적게 투입돼 마감재 등 설계 수준이 떨어지는 공공·임대 아파트는 집값이 잘 오르지 않고 되려 시세를 떨어뜨린다는 부정적인 심리가 작용하는 것을 개선하려는 게 이유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입주민들의 단지명 변경 사례가 가장 활발한 곳은 LH다. LH가 경기도 일대에 분양한 단지 3곳에서 단지명이 교체됐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LH휴먼시아는 3번에 걸쳐 단지명이 현재 해모로 아파트로 변경됐다. 성남 중원구 LH 연꽃마을은 어울림 연꽃마을, 권선구의 능실마을 LH는 호매실 스위첸 능실마을로 단지명이 바뀌었다.

SH공사가 강남 자곡동 보금자리지구에 분양한 자곡포레 단지 입주민들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로 변경하는 데 성공했다. 부영그룹이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사랑으로 부영' 입주민들은 단지명과 단지 로고를 교체해달라고 회사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단지 분위기에 맞도록 새롭게 단장했다. 사랑으로 부영의 상징인 원앙 한 쌍이 그려진 로고가 다소 촌스럽다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박혀 있어 이에 따른 집값 하락 등의 피해를 줄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사들이 분양한 단지에서도 어감이 좋지 않은 경우, 시공 브랜드가 사라진 경우 단지명을 교체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위례신도시 엠코타운에 있는 위례롯데캐슬은 기존 단지명인 '에코앤캐슬'에서 공공분양의 느낌이 강하다는 이유로 에코를 빼고 현재의 단지명으로 변경됐다.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 이편한세상은 '아현'이 '아기들 무덤'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로, 인근 신촌을 단지명에 넣어 '이편한세상 신촌'으로 바꿨다. 수원 매탄동의 현대홈타운 입주민들은 현대엠코가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되자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단지명에 넣었다.

부동산 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택 구매 수요자 10명 중 3명은 주택 구매 시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입주민들이 공공연하게 단지명을 변경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면서 "단지명이 바뀐 곳에 입주하거나 매매로 들어오는 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부가 관련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민들이 집값을 올리기 위해 시공사의 브랜드를 인용해 단지명을 바꾸면 일시적인 집값 상승효과는 누릴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마감재가 개선되지 않으면 기존 브랜드 아파트를 생각하고 주택 구매에 나섰던 소비자에게 착시 현상을 일으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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