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삼성보고서’ 핵심기술 판단유보…“늦어도 19일전 결론”

산업부 ‘삼성보고서’ 핵심기술 판단유보…“늦어도 19일전 결론”
박정일 기자   comja77@dt.co.kr |   입력: 2018-04-16 18:00
30나노이하 기술포함 여부 쟁점
조속한 시일내 2차 전문위 개최
중앙행정심판위 결정 영향 주목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담기는지 여부를 16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가 기관들이 잇따라 판정을 유보하면서 삼성전자의 10나노대 D램·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64단 낸드플래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이 무분별한 정보 공개로 해외로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부는 1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반도체 전문위원회를 열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 내용이 포함되는지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산업부 측은 "논의 결과, 사업장별·연도별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를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검토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전문위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늦어도 19일 이전에는 2차 전문위를 열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전문위원회는 산업부와 국가정보원 등 정부 위원 2명과 반도체 관련 학계, 연구기관, 협회 등 민간위원 13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확인만 할 뿐, 정보공개 여부나 적절성을 판단할 권한은 없다.

대신 위원회 판단을 참고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판정할 수 있다. 판정 자체가 법적 효력은 없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 결정과 수원지방법원의 보고서 공개 금지 가처분 소송에 주요 판단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를 유족에 공개하라고 판결한 대전고등법원 판결을 근거로 산업재해 입증과 상관 없어도 제 3자에게 보고서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행정지침을 개정했다. 이어 오는 19일부터 삼성전자의 구미·온양 반도체 공장, 20일부터는 기흥·화성·평택 공장의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수원지법에 보고서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고용부를 상대로 영업기밀을 담은 보고서 공개를 중지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또 국민권익위 중앙행정심판위에는 공개 집행금지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수원지법은 지난 13일 첫 심리에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19일 이전 최종 가처분 인용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다.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가 이날 판단을 유보하면서, 수원지법의 가처분 인용 여부뿐 아니라 오는 17일 예정된 중앙행정심판위원 결정도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반도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여러 기관이 판단을 유보하다 결국 보고서 공개가 예정된 19일까지 아무 결론도 못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산업부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사업장별·연도별' 보고서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 지정된 7개 국가핵심기술은 30나노 이하급 D램, 낸드플래시에 해당하는 설계·공정·소자기술, 3차원 적층 형성 기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공정기술 등이다. 온양이나 구미 공장 보고서에는 이같은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지 않다. 또 2010년 이전 30나노 이상급 D램 등도 국가핵심기술이 아니어서 보고서 공개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 전문가들은 기흥·화성·평택 공장 보고서에는 국가핵심기술이 담겨 있어 대략적 도면과 공정별 화학약품 이름만 노출돼도 독자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보고서 공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계 역시 정부의 이번 결정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경영인총협회는 고용부 정보공개심의회에 해당 산업기술 분야 전문가를 포함해야 하고, 자료 제공 요청자 범위를 산업재해를 신청한 근로자 또는 그 유족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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