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레이저를 이용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유기전자소자의 효율을 두 배 이상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최지연 박사 연구팀은 김효정 부산대 교수, 이현휘 포항가속기연구소 박사 등과 공동으로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유기전자소자에 사용되는 유기박막의 전하이동도를 2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유기전자소자는 반도체 웨이퍼에 쓰이는 실리콘 소자와 같은 무기전자소자와 달리 제조 방식이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이 때문에 OLED, 유기태양전지, 웨어러블 기기 등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효율이 낮아 전하이동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1000조분의 1초) 빔을 유기전자소자 박막에 쏘자 내부 분자들이 정렬 방향을 바꿔 전하이동이 빨라져 전하이동도를 2.4배 가량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흩어져 있던 고분자 사슬들이 레이저 빔의 편광 방향으로 구조가 바뀌고, 이 구조를 통해 전하이동도가 향상된 것이다.
이 기술은 아주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순간적으로 높은 강도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어 열에 취약한 유기재료의 성질을 바꾸는 데 유용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지연 기계연 박사는 "유기전자소자는 적은 전력으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인을 위한 비상알림벨이나 가방에 부착할 수 있는 안전표식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과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펨토초 레이저에 의해 재정렬된 유기전자소자 박막의 모식도로, 유기박막의 전하이동도를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